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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라 Jan 20. 2022

당신이 독서 모임을 해야 하는 이유

100세 시대에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

    코비드-19는 인간의 소통방식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전환시켰다. 재택근무와 재가 학습의 일상화는 사회 전반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근저에는 인터넷 통신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있다.  

    비대면 시대에 가장 보편적인 변화는 개인주의가 극대화되었다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2(김난도 등, 2021)』라는 책의 저자들은 이를 나노사회라는 이름으로 명명하였다. 나노사회에서는 개인의 효율성이 증대되는 반면 양극화와 소외가 심화된다. 

    과학 문명의 발전은 유능한 개인들이 쌓아 올린 연구의 결과로 가능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선포된 지 1년 만에 백신이 개발된 것은 인류가 축적한 지식이 단기간에 유용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단적인 증거이다. 당연한 결과로 국가와 기업은 인재의 개발과 영입에 엄청난 예산을 쓰고 있고, 그러다 보니 첨단 기술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 간의 소득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시대 변화를 이해하는 사람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자기 계발에 열심이다. 문자 그대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인생에서 몇 번의 변신이 가능해진데다 지식의 변천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대학 때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우려먹을 수도 없는 것이다. 운 좋게 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한 사람들도 은퇴 후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서 취미나 봉사활동에 관심을 기울인다.  

    역량 계발이든 취미 개발이든 모두 학습의 과정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이 시대 일과 삶에서 만족을 얻으려면 배움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배움은 머리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몸으로 배우는 배움도 있고 감각으로 배우는 배움도 있다. 그러나 어떤 능력을 습득한 사람이 그 능력을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머리로 하는 공부는 모든 종류의 학습에 병행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머리와 상관없다고 인식되었던 분야들이 ‘oo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론화 된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배움이 습관이 되어야 일과 삶에서 만족을 얻는다.

    앞에서 한 말은 모두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제는 배움이 습관이 되지 않고는 인간적인 삶이 불가능해졌으며, 독서는 배움의 도구 중 가장 기본적인 도구이자 혼자 배우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효율적인 도구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독서의 필요성을 대놓고 부인하는 사람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독서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 이는 사람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읽지 말라고 해도 읽을 것이다. 나는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독서 모임 ‘수북수북’을 만들었다. 다른 독서 모임들도 유사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독서 모임을 해보면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까지 알게 된다. 그래서 자기 계발을 위해 가입한 독서 모임에서 평생 가는 우정이나 사랑이 싹트기도 한다. 

    ‘수북수북’은 인문학 도서를 읽는 독서 모임이다. 우리가 자기 계발 도서 같은 실용서를 읽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문학과 역사, 철학 도서를 주로 읽는 이유는 이런 책에 인간의 길이 제시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경영혁신 전문가 구본형은 전망 좋은 사업에 투자하여 성공했을지라도 자신에게 투자하여 좋은 사람이 되는 데 실패하면 그 성공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 인생의 목표가 어디에 있든 사람다운 삶을 사는 데 대한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근래에도 우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후에 타락한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가! 사회 안에서 사는 한 우리는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적 품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성원이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을 갖고 있을 때라야만 사회의 건강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인문학 고전은 수천 년 동안 살아남은 책들이고 베스트셀러 서적 중 일부는 앞으로 수천 년 동안 살아남을 책들이다. 인문학 독서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지혜를 엿볼 수 있고 그 지혜에 기대어 오늘을 살아갈 수 있으며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도 얻을 수 있다. 즐거운 책 읽기는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어주며 독서가 습관이 되면 무슨 책이든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한 독자는 책과 인생에서 자기가 배운 것을 글로 쓸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고, 그렇게 탄생한 또 한 권의 책은 인류공동체에 지혜를 더한다. 이렇게 하여 책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책을 만드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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