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o’clock 소심한 책방

25.10.30

by 글날 스케치MOON

'소심한 책방'에 앉아서 세심하게 선택된 한권의 책을 뚝딱 읽었다.

내가 하는 필사모임에서 이번달 책을 큐레이션 했던 제주의 작은 서점이다.

언젠가 제주에 내가 발걸음하게 될 연이 생긴다면 그때 한번쯤 올 계획이었는데

그날이 오늘이 되었네.

무려 50km를 운전해서 이렇게 작은 서점으로 발걸음 했지만,

나도 그리고 함께 한 나의 별친구도 이곳에 머문동안 행복했다.

상주작가가 있다던데 서점의 안쪽 조그마한 방에 작가의 공간으로 보이는 책상이 보인다.

어쩐지 나는 잠시 이곳에 머물다 가지만 작가의 공간을 바라본 것만으로도 작가와 만나서 대화까지 한것 같은 묘한 감정이 나를 사로잡았다.


큐레이션 코너도 재미나다.

서점 주인의 큐레이션으로 판매되는 블라인드 책이었는데,

책의 이름을 알수없는 상태로 책을 구매하는 재미가 묘하게 궁금하고 셀렌다.

소심쟁이인 나는 아직까지 블라인드책을 구매하는 용기는 없었지만 그런 용기를 북돋아주는 서점 주인의 응원이 대단하다..


공간을 머문 시간과 공간이 내 마음에 남는 시간은 언제나 불일치한다.

처음 이곳으로 나설때해도 제주를 여행하면서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공간이려니 했으나,

막상 이곳에 앉아 책을 고르고, 읽고, 생각에도 잠기니 공기와 빛과 공간이 서로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 순간은 점심 허기를 잊을만큼 달콤하다.


별친구로부터 <세 발로 하는 산책 >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문소리 배우가 쓴 책으로 그녀의 친필 사인이 담겨진 귀한 책이었다.

나도 화답으로 그에게 <음악소설집>책을 한권 선물했다.

(별친구는 이곳에서 자신의 북리스트에 올려둔 책을 만났는데 사장님 소유의 책이라 팔수 없다는 말을 거역하고 간신히 졸라서 그 책을 본인 손에 넣었다.)


서점에서 밖으로 향한 창문에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매일 아침 이곳으로 일출의 뜨거운 기운이 들어와서 이 서점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건 아닐까?

제주의 날씨답게 다채로운 하늘이 오늘도 나에게 다가왔다.

아침에는 파란 하늘이 어느새 짙은 구름으로 다른 색을 입혔다.

소심한 책방은 오늘을 '소심한 또 다른 하루'로 저장해두고 가겠지.


서점 주인과 나란히 사진을 한장 찍고 이곳을 나선다.

다시 오고 싶어지는 이곳.

다음에 오게 된다면 하루를 머물면서 이곳의 새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를 조금 더 긴 시간동안 들어보련다.

다시 만날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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