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09
부모님께서 농사지어 수확하신 콩으로 이번주에 먹을 콩라떼를 만들었다.
취미처럼 시작된 두 분의 작은 농사는 약 4년정도 전부터 두분의 삶에 활기를 넣어주었고, 봄에는 작물심으러, 여름에는 상추따러, 가을에는 걷이를 하러, 겨울에는 비닐 하우스 안에서 햇빛 샤워를 즐기러 항시 작은 텃밭이 있는 그 곳을 가시고는 행복해 하셨다.
서울살이만 하던 도시분들에게 그 농사가 쉬운일일까.
최근에는 비닐하우스 밖 노지에 콩만 심으시고 발걸음이 뜸해지셨지만, 얼마 전 엄마가 1년동안 농사지었다며 콩을 잔뜩 가져다 주셨다.
밥을 좀 잘 챙겨먹으라는 엄마의 깊은 사랑을 잔소리로 포장하며 딸 사랑을 서투르게 표현하던 엄마.
투박한 엄마의 사랑을 서투르게 받아 들이는 철없는 딸.
건강하게 길러진 작물의 수확이니 나름 잘 먹을 궁리를 하다가 삶은 콩과 우유를 넣어 콩라떼를 만들었는데, 꿀도 넉넉하게 넣었더니 달콤하고 담백하며 콩 비린 냄새도 없고 맛이 좋다.
이 달콤함이 엄마의 사랑인가.
엄마가 딸에게 주는 사랑
그리고 나는 남편과 아들에게 향하는 사랑
우선 콩을 불려 한번 삶아내어 거친 거품과 불순물을 걷어낸다.
두번째로 압력밥솥에 뭉그러지도록 한번 더 삶아내니 가벼운 강도의 핸드믹서에도 매우 잘 갈린다.
1회용 음료 파우치에 담아서 냉동실에 얼려두면 쉴 걱정없이 조금 길게 보관이 가능하기에 한번 콩을 삶을때마다 10봉 정도 넉넉한 양을 만들어둔다.
엄마의 노고가 깃든 콩이기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건강하게 마시고, 그 덕에 내 몸에도 귀한 연료를 채워주고 있다.
손댄김에 에어프라이어에 계란도 구워서 이번 주 먹을 식사 대용식들을 조금 준비해둔다.
틈틈히 3명이 먹다보면 1주일에 계란 한판은 충분히 소화한다.
내가 집에서 직접 만든 것들이라 더 안심이고, 가족들도 잘 먹어주니 고맙다.
오늘 오전에 외출하며 들고 나온 콩 라떼 한봉은 활동하는 동안 출출해진 내 허기를 잠시 채워주었다.
어쩌면 지금 내 손에 들린 콩라떼는 엄마가 지난 1년간 나에게로 향해주던 사랑의 라떼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