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o'clock 커텐뒤의 햇살이 때로는 부담스럽다

25.11.10

by 글날 스케치MOON

새벽 알바를 끝낸 후에 집에 돌아와서 아들까지 학교에 보내고 나니 오늘 유독 불편한 피로감이 왔다.

좀처럼 기상한 후에는 침대에 다시 눕는경우가 없는데 7시 배송 마감시간이란 제한에 쫓겼던 까닭인가.

평소 4시반부터 시작해서 6시 20분경에 끝나는데,

오늘은 물류출차가 늦어져서 5시15분부터 시작해 달라고 요청이 왔다.

그 시간부터 시작하면 오전 7시안에 배송이 끝나지 못할수도 있다.

어제 마트 휴무일인 탓에 오늘은 평소보다 더 물량이 많은 월요일…

앱을 확인해보니 새벽 물량은 100건이 넘으므로 만에하나 작은 실수가 발생한다면 마감에 위협이 될지 모르는 불안감이 왔다


최근 새벽배송에 대한 잡음이 들리며 그들의 노동시간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새벽배송을 금해야 한다는 의견, 이에 새벽노동자들은 '내가 하겠다는데 왜 금지하느냐'며 거세게 반기를 드는 상황은 새벽배송으로 만들어진 또다른 일자리 생태계가 꽤 단단해진것을 의미하는건 아닐까.

새벽배송이 노동자들의 생계에 중요한 수입원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며,

금지하는 것보다는 절충안이나 타협안을 찾아서 본질적인 개선을 하는게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해봐야 한다.

나 역시도 남들보다 짜투리 아르바이트로 용돈벌이 하고 있었는데 새벽 배송이 없어지면 용돈이 궁해지고 주머니는 매우 섭섭해진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콩라떼를 한잔 먹고서 아주 잠시 침대에 누웠다.

침대 옆 창가에 흰색 얇은 커텐을 통과하는 아침 볕이 감은 내 눈에 닿았다.

평소에는 환한 햇살이 반갑지만, 오늘은 내 두 눈에 닿는 빛의 농도가 진하게 느껴진다.

커텐 뒤의 햇살이 때로는 부담스럽다.

오늘 유독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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