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o'clock 당신의 근처 당근

25.11.16

by 글날 스케치MOON

당근거래를 하러 12키로나 운전하고 다녀왔다.

평소에도 중고 판매를 자주하며, 구매도 자주하는 나.

때때로 나눔도 하는 당근앱 애용자.

지금의 알바도 당근에서 구한것이니 요긴하게 사용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동하는 길에서는 떠오르는 아침의 해도 맞이하고 즐거운 드라이브를 했다.


도착 후 지하주차장에서 기다리는데 주차장에 클래식 BGM 나온다.

주민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느껴지며 외부인으로서 잠시 머무는 공간이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좋았다.

판매자와 곧 만났는데, 그녀는 카트에 가득히 물건을 가지고 나와서는

“이거 다 드리려고 챙겨왔어요."

“와, 이렇게나 많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일찍왔죠?

이거는 작지만 제가 판매자님께 드리려고 가지고 온건데 받으세요”

나는 너무 많이 가지고 온 상품들에 고마운 마음으로 밀카 초코렛과 하리보 젤리를 건냈다.

그녀도 뜻하지 않게 받은 내 소박한 간식 선물에 화색이 돌았다.


대략 20대 후반의 앳띤 얼굴…

결혼을 했다 하니 아직은 신혼인 듯.

당근에 올라온 그녀의 판매 물건 대부분은 고가의 상품들이었다.

가격대가 300만원/500만원짜리의 새상품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결혼을 준비하며 샀던 물건들로 보였으나 판매하는 이유에는 뭔가 사연이 있으리라.

고가의 새 상품들이 라벨마저 붙여진 채로 절반 아니 1/3의 가격에 처분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이유로 이렇게 주인을 떠나야 하는걸까.

나에게로 도착한 그녀의 상품 역시 택이 붙어있는 상태였다.

사용의 흔적은 커녕 냄새 마저 새것을 지니고 있었다.

돌아오는 차에서 그 물건들에 시선을 옮겨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어쩐지 그녀로부터 떠나온 것들이 왜 측은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얘들아 괜찮아.

어떤 인연이 되었든 이제는 너희가 나에게로 왔으니 내가 사랑해줄께.

내가 아껴줄테니 앞으로 나랑 같이 오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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