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12
우리집보다 스시집에서 물걸레로 바닥을 더 많이 훔친다.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청소를 좋아했던 나였으나 어느 순간부터 조금 덜 정리하고 덜 깨끗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을 깨닳으면서 청소라는 행위에 손을 조금 내려놨다.
정리되지 않은 그 안에도 나름의 질서가 있다.
우리집 곳곳의 질서도 그렇게 무심한 듯 각자의 사물과 삶의 흔적들이 저들끼리 질서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그 질서가 조금 어긋난다고 크게 동요되지 않으니 어쩌면 나의 삶도 이와 같은것이 아닐까.
청소하는 나의 손길에는 사물로 향한 나의 각별함이 느껴지고, 무생물체이면서도 각각의 물건들에게 나름의 역할과 임무를 지정해 주며 오늘 하루도 수고를 전하는 내 외침을 전하는 중이다.
각자가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면 무탈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무탈한 것만으로도 다행아닌가.
점심에 오실 손님들에게 안녕하심과 무탈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스시집 가족들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물걸레질 중이다.
이 회전식 물걸레기 청소기는 헤드가 무거워서 바닥에 착 붙어 움직여주므로 손목에 무리가 덜하다는 장점과 함께 바닥에 뭍은 오염물을 제법 잘 제거해주므로 바닥 청소가 특기인 기특한 녀석이다.
다만 유선으로 움직이다보니 청소하는 중 전선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으므로 질척거리는 코드선과는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마치 우리 삶도 적절한 관계안에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