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로까 Nov 29. 2016

브라질 가정식 맛보기

밥 힘으로 사는 한국인에게 브라질에서도 밥이 주식이라는 건 큰 행운이다. 피자니햄버거니 칼로리 높고 배부른 음식을 양껏 먹어도 어딘가 부족한 부분은 밥으로 채워야 뭔가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말이다.


올해 농사지어 갓 추수한 기름 자르르한 햇쌀이 아니어도 좋다. 물을한바가지나 넣고 끓여도 한톨 한톨 밥알이 날아가면 어떠랴. 밀가루 음식이 아님에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브라질식 밥짓기는 그 방법이 우리 상식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는다. (여기서 준비해야 할 건 마늘을 다질 때 소금을 같이 넣는것이다.) 마늘이 노릇하게 익으면 쌀을 넣고 같이 볶는다. (브라질, 콜롬비아, 스페인 등 그 동안 내가 만났던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쌀을 씻지 않고 그대로 밥을 짓는 모습에 적잖이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맞은 양의 물을넣고 끓여 쌀을 익힌다. 브라질 음식이 대부분 짠 편인데 밥까지 간이 되어 있어 식사 중간 중간 달달한과일쥬스가 필요할 때가 많다.


한국인에게 김치가 있다면 브라질인에게는 페이자웅(Feijão, 콩)이있다. 페이자웅은 브라질에서 어느 현지 식당을 가도 빠지지 않는 메뉴이다. 주 재료인 콩은 팥, 강낭콩, 검정콩을이용한다. 압력솥에 콩을 물과 월계수잎을 넣고 푹 삶는다. 그리고한번씩 먹을 양으로 나눠 냉동실에 얼려 보관하고 그때그때 먹을 때 마다 다시 조리한다. 냄비에 다진마늘을 볶은 후 잘 삶아진 콩을 넣고 물을 더 부은 후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마늘을 다질 때이미 소금이 들어가 있지만 짠 음식을 선호한다면 더 넣어도 좋다.) 다진 양판, 토마토, 파를 넣고 볶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


밥, 콩, 그리고 코비(Couve)는 브라질 가정식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코비는 배춧잎처럼생긴 풀인데 모잠비크에서도 많이 재배하고 먹는 재료이다. 넓은 코비잎을 잘게 자르기 위해 잎을 잘 곂쳐서접고 얇고 길게 썰어낸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프라이팬이나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소금과 같이 다진 마늘을 넣고, 잘 썰어놓은 코비를 넣고 볶는다. 탈 수 있으니 물을 조금 넣는데 너무 많이 넣으면 코비가 숨이 죽어 씹는 맛을 버릴 수 있다. 억새면서도 코비만의 향이 질리지 않는 매력있는 음식이다. 비타민A, 칼슘, 마그네슘, 철분등이 풍부하다고 하니 많이 먹고 싶은데 한구에서는 어딜가면 구할 수 있으려나.


코비를 대신하는 풀로는 타이오바(Taióba)가 있다. 바나나 나뭇잎처럼 커다란 잎으로 잎맥이 두꺼워 요리를 하려면 잎맥사이의 몸만 떼어내야 한다. 마치 어릴적 소꿉장난하듯 재미있다. 먹기 좋게 잘 자른 타이오바잎도요리법은 코비와 동일하다.


데이빗이 집에서 엄마밥을 먹을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뽈렌따(Polenta)이다. (데이빗 고향 구아쑤이(Guaçuí)에서는 앙구(angu)라고 부른다.) 이는푸바(fuba)라고 하는 옥수수가루를 물에 넣고 끓이면서 만드는 떡같이 생긴 반죽이다. 모잠비크에서 주식으로 먹던 시마(xima)와 비슷하지만 뽈렌따는가루가 노란색이고 시마보다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나는 이 뽈렌따에는 별로 손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잘라서 밀가루나 카사바가루를 입혀 튀긴 뽈렌따는 좋아한다. 겉은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은근 중독성이 있다. 감자튀김을 대신하는 맥주안주로 좋을 듯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질 길거리 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