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숨 쉬는 삶

취미가 뭐예요?

취미(趣味)가 무슨 뜻인지는 알고 물어보는 겁니까?

by Soraya

소개팅하면 항상 받는 질문. "취미가 뭐예요?" 그래서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긴 있나? 가장 흔히 듣는 독서, 영화감상 그리고 음악감상 같은 거 빼고(너도 나도 거짓말인 것을 다 아는 대답). 그래도 요샌 내가 학교 다닐 때 생활기록부에 적었던 취미보다는 훨씬 다양한 취미가 생겨났다. 나는 나름 취미가 많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렇담 취미가 뭐냐?


취미(趣味)


명사

1.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취미 생활

취미 삼아 하는 일

그는 낚시가 취미이다.

2.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취미를 기르다

꽤 괜찮은 그림과 장식물이 알맞은 곳을 차지하고 있어 마담의 보통 이상의 취미를 짐작케 했다. (출처 : 박완서, 도시의 흉년)

이국취미

3.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수학에 취미가 있다

독서에 취미를 붙이다

우표 수집에 취미를 갖고 있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우선 취미는 한자였다.(본인은 몰랐음) 趣(취)는 뜻, 취지, 풍취 같은 단어에 쓰이는 글자고, 味(미)는 우리가 잘 아는 맛, 기분, 그리고 취향의 뜻을 가지는 글자다. 그러니까 가장 첫 번째 뜻은 "전문적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뜻이다. 즐겁기 위해 하는 일. 그러니까 '일'이 아닌 일. 그렇지만 요새는 전문가 급으로 취미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전문적인데 즐기기 위해서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거야 말로 이상적인 인생이다. 고대 그리스에선 다들 그러고 살지 않았나?(헛소리)


취미가 일이 되면 어떻게 될까? 취미가 취미로 남지 못하게 되더라. 여행을 취미라고 하기엔 좀 많이 부끄럽지만, 전문적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 여행을 했던 내가 여행을 전문적인 직업으로 삼게 되면서 100% 즐기기는 힘들어지더라. (어른들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님...) 그래도 아직 좋긴 하다. 100%는 힘들더라도.


나는 두 번째 정의가 참 좋다.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일상생활에서는 어려운 일이니까. 어쩌다 예술가 선생님들과 함께 여행을 할 때가 있다. 그럼 나는 그분들의 시선에 깜짝깜짝 놀란다. 지겨울 정도로 같은 지역을 여행하는 나도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그분들은 어디에서든 발견해 내신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그런데 그 모습을 아무에게나 보여주지는 않는다. 여기저기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데는 트레이닝, 그러니까 취미가 필요하다.


세 번째, 감흥을 느끼어 마음을 당기는 멋. 마음을 당기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살사만 생각하면 쿵쿵 마음이 신나는 친구가 있다. 나는 일요일에 해금 수업에 갈 생각을 하면 슬며시 기분이 좋아진다. 직업이 되긴 했지만, 여행 일정이 잡히면 마음이 간질간질 설렌다. 혹시 아직도 내 취미가 뭔지 모르겠고 뭘 취미로 가져야 할지 모르겠다면, 위키피디아의 힘을 빌려보자. 아래 취미 목록을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hobbies


자, 그래서 뭐?

이제 소개팅을 나가서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취미(趣味)가 무슨 뜻인지는 알고 물어보는 겁니까?" 역으로 질문을 해보자. 소개팅의 결과는 책임 못 진다.

끝.




참고

<네이버 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detail.nhn?docid=38150100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Be prepared to be ama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