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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래토드 Jun 03. 2024

늦봄 초여름이 좋다


따끔해진 햇살과

서늘한 바람이 번갈아

간간한 땅을 가르고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들이

마르고 억새져

깊이깊이 뿌리를 내려야

살 도리가 생기는


장마가 오는 줄도 모르고

한해살이의 기력을 죄다 써버리며

독하고 독하게

꽃대를 높이 세우고

그처럼 독한 존재를 서른 배도 더 내놓는


그리 얻은

쓴뿌리의 생명력이

애달프고도 가엾은

늦봄 초여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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