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작 7

소리 내어 읽기

by 빛나라 오드리

소리 내어 읽어라.

문장들의 리듬이 괜찮은지 확인하는 길은 그 방법뿐이다.

산문의 리듬은 너무 복잡하고 미묘해서 머리로는 알아낼 수 없다. 귀로 들어야만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 다이애나 애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다.

글을 쓰는 이라면 (초등학생도 유치원이라도) 누구든 자신이 쓴 글은 소리 내어 읽어봐야 한다. 글이란 무엇인가? 우린 글을 쓴다 하면 어딘가에 기고를 한다던가 꼭 책을 내야만 글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두 문장이라도 누군가에게 내 의사를 전달한다면 그것도 글에 해당된다. 그러하니 누구나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내 귀에 불협화음

초등학생 1~2학년 열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특강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었다. 매일 2시간씩 5번을 만났는데 매일 글쓰기 숙제를 내면서 글을 다 쓰고 나면 반드시 읽어보고 사진 찍어 보내라고 했다. 하지만 습관이 되지 않은 친구들은 그냥 보내기 일쑤였는데 다음 날 친구들 앞에서 낭독해달라고 요청하면 본인 스스로 읽다가 잘못 쓴 부분을 찾아 읽기를 멈추고는 황급히 수정했다. 일일이 짚어내지 않아도 내 귀에 들리는 문장이 어색하니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한 번만 경험해보면 자신의 글이 놀랍도록 달라짐을 느끼게 되고 글을 완성하기 전에 꼭 소리 내어 읽게 된다.


리듬감을 살리다

영어에만 라임이 있는 줄 알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가 처음 국어시간에 배운 시는 모두 리듬감이 있는 동시였다. 한글에도 리듬감이 있다.


놀이동산


놀이동산에 입장할 때는

가슴이 두근두근


놀이 기구 줄 설 때는

힘들어 투덜투덜


놀이 기구를 탈 때는

신나서 키득키득


놀이동산은 나를

재밌고 들뜨게 하는 나라.


무지개를 품은 씨앗 - 김현경 시인과 스물네 명의 작은 시인


아이들이 훨씬 표현을 잘한다. 왜 어른이 되면 잊히는 것인지. 내가 동시와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좋은 문장 소리 내어 읽기

책을 잘 읽기 시작하면 묵독으로 읽는다. 소리 내어 읽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낼 수 있으니 급한 마음에 소리를 잃어버린다. 좋은 책, 문장일수록 소리 내어 읽어보자. 읽어 본 사람만이 안다. 우리가 오디오북을 다시 찾게 된 이유도 같다. 어느 순간 근사한 낭독이 되어버린 책 읽기가 훨씬 멋진 일이 된다.


아이들은 이 순간을 즐긴다.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고 꼭 내게 다가와 멋지게 읽어준다. 그럼 난 활짝 웃으며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리액션을 준비한다. 어느 순간 작가라도 된 양 으쓱해진 모습으로 돌아가는 아이를 보면 그래 지금 이 순간 네가 제일 멋진 작가야 하며 나도 흐뭇해진다.


좋은 경험은 좋은 실력이 된다. 이렇게 하나씩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글쓰기가 좋아지고 더 멋진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발견한다. 싫어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이 훨씬 나은 건 당연지사다.




어느 날, 아랫배를 움켜쥐고 괴로워하는 나를 보고 작은 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많이 아파?"

"응, 너무 아파서 죽을 거 같아."

그리고는 자신이 엄청난 비밀을 알아낸 듯이 내게 숨죽이며 말한다.

"엄마, 배 아플 때 절대로 절대로 방귀 참으면 안 돼. 그럼 진짜 죽을 거 같아. 얼른 뀌어!"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 갑자기 배가 아팠는데 친구들이 흉볼까 봐 방귀를 뀌지 못한 것. 내가 배꼽을 잡고 웃어대니 이 말이 그렇게 웃기냐며 자신도 웃기 시작한다.

내 입에서 소리가 나기 전에는 나도 미처 몰랐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말은 소리 내어 말하라고 있는 것이다. 말과 글은 하나다. 글도 소리 내어 살아 숨 쉬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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