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작 14

이기적인 글쓰기

by 빛나라 오드리

나는 이론상으로는 아니라 해도 실질적으로는 평생토록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_ 제인 오스틴

KakaoTalk_20210716_090057742_14.jpg @소심한 막둥이

올해 글쓰기 모임만 세 번째다. 글쓰기 모임에 들어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글쓰기를 혼자는 잘 안되니까 함께 하고 싶었고 그리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요령을 배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나에게는 어떤 굴레가 필요했나 보다. 혼자서는 잘 안 되는 일도 함께 하니 매일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었다.


매번 글쓰기 모임에 들어갈 때마다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 목표는 매일 글쓰기.

매일 글을 써서 공유하거나 링크를 걸어두면 누군가는 내 글을 읽으러 와주었고 열심히 댓글도 달아주었다. 사실 매일 글을 쓴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지킬 수 있었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나를 알리는 글을 썼다. 블로그에 쓰이는 글들은 홍보성 성격이 컸다. 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인상인지 나를 잘 포장해서 정성껏 알렸다.


두 번째 목표는 설명하지 않기.

내가 쓴 글들은 하나같이 진지했다. 평소 유머도 많고 재미있는 사람인데 글만 쓰면 진지해진다. 실컷 잘 나가던 글을 마지막에 주절주절 설명해주었다. 독자의 상상력도 믿지 못해 끝까지 손을 잡고 글의 구석구석을 꼼꼼히 안내해주는 역할까지 도맡았다.


그리고 세 번째 목표는 바로 이기적인 글쓰기.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조건은 많았다. 지켜야 할 것들을 다 생각하다 보니 정작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써지지 않고 자꾸 글이 산으로 멀리 가버리는 느낌이었다.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다. 물론 독자를 위한 글쓰기가 중요하겠지만 난 나를 위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한 이기적인 글쓰기는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다. 한 문장으로 시작된 10분 생각. 그리고 글쓰기. 생각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다. 그렇게 한 편씩 꼬박 14편의 글이 완성되었다.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시간의 흐름을 나에게 맡겨야 한다. 내게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서도 안되고 언젠가 쓸 멋진 글을 위해 글감을 비축해서도 안된다. 오늘 써야 할 글을 위해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누구의 방해도 허락하지 않았다. 내가 비축할 것은 오로지 시간이다. 내가 하찮게 여긴 내 시간은 다른 누구 또한 귀이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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