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실리콘밸리 UXUI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께 보내는 편지 같은... 또 저에게 하는 혼잣말 같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지독히 평범한 어쩌다 라이프를 사랑하는 하지만 그런 것 치고 또 운 좋게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UIUX 디자이너 이솔지라고 합니다.
이것저것 공놀이와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꿈 많던 어린아이가 자라 어영부영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꿈이 없어 꿈을 찾으러 미국 석사 유학을 떠나고, 꿈같은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다 이제는 꿈은 사치인 한국의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묘하고 재미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느슨하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저의 이야기가 (특히 디자이너로써 어떻게 커리어를 고민하고 만들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여러분에게 흥미롭고 영감이 되길 바라보며, 저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래오래 전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결정하던 그 시간을 되짚어보면 (벌써 6년 전이라니...) 참 오래된 전생 같기도, 또 바로 몇 달 전 같기도 한 감회가 듭니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미국 유학이 저의 성격, 가치관, 커리어 등 제가 유학을 결심했던 그때보다 훨씬 더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미국 유학의 준비부터 현재 디자이너로써의 커리어를 쌓는 과정까지, 그때 누군가 알려주면 더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었을걸 싶은 이야기들을 저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을 경계에 선 많은 여러분들께 나누고자 합니다.
어찌어찌 정신없이 대학교 4년을 마쳐가던 2017년에, 주변은 졸업 후 사회인으로서 홀로 설 준비로 여념이 없는 동기, 선배들의 카더라 취업정보로 넘쳐났습니다. 요즘은 기업들이 중고신입만 찾으니 휴학하고 인턴으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새 제품을 만드는 세상은 지났다. 이제 제품 디자이너로는 못 살아남는다. UX디자인을 해야 한다 등등…! 그 사이에서 저는 나아갈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참 고심했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도대체 뭘까?”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한 채로 사회로의 첫발을 떼기가 참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대로 어느 방향을 선택하면 끝도 없이 그 방향으로 내 인생이 흘러가버릴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졸업할 대학의 대학원 행이었습니다. 최악을 피하려 선택한 차악이랄까요? 꼭 가방끈을 늘리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요… 좀 더 깊이 있게 한 분야를 파보고 싶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교수님은 단번에 알아보고 유학준비를 도와주겠다는 꼬드김으로 랩실로 납치하였더랬죠. (이 랩실 납치 사건의 득실은 다음 화에 좀 더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투자는 당신의 선택입니다.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는 투자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려면 고려해야 할 것들
저는 미대입시를 할 때에는 산업 디자인이 아니면 다른 전공은 가지 않겠다는 아는 것 없이 용기가 가상한 학생이었습니다. 3D 환경 안에서 다양하게 기능하는 시각적 요소들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죠. 색채와 그래픽은 저 같은 범인이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의 영역이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진학한 건국대 산업 디자인과에서는 감사하게도 다양한 방면의 디자인을 배웠습니다. UX, 공간, 글쓰기, 제품 크게는 4가지 방면의 디자인을 배우며, 저는 직업으로써의 디자인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태생적으로 추구미가 융합형 인재 (나쁘게 말하면 모든 것이 평균인 보통인간)으로써, 다방면의 디자인을 넓게 배운 건대 산디과는 저에게 좋은 배움터가 되어 주었습니다. 학생으로서 제가 관심이 있었던 분야는 UX=공간> 제품> 글쓰기였는데, 당시에는 학교에서의 배움과 사회에서 직업으로써의 4 분야의 장단점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미리 산업 트렌드와 기업의 채용 시장 등을 염두하고 수업을 들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아무도 그런 것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들었어도 전혀 무지하여 못 알아들었을 수도…)
그리하여 졸업전시를 마친 뒤의 저는 갑작스럽게 직업으로써의 디자인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자 잘 배웠지? 이제 골라봐 하고 서 있는 네 녀석들은 학교라는 프레임 밖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로 보였습니다. “망했다… 난 아직 모르겠단 말이야… 대학원에 가면 4년 동안 친근해진 교수님께 좀 더 깊이 있게 직업으로써의 디자인을 탐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안전한 학교 안에서 말이야. “ 명심하세요. 이런 순진한 학부생을 교수님은 놓치지 않습니다.
위에 잔뜩 겁을 주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졸업도 안 한 한국 석사 1년의 생활이, 저는 나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휴학같이 완전히 경력과 배움이 단절되는 시간은 아니면서 (하지만 대학원 랩실에서의 연구는 실무경력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친근한 내 관심분야의 전문가(교수님은 실무와는 꽤나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이때는 볼랐습니다)의 도움을 받으며 여유를 가지고 학교 너머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대학원 UX 랩에 들어가 공공디자인 연구를 하며 FGI, foot tracking 등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교수님 소개로 연결된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인턴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학부 때 관심을 가지던 두 분야를 직업으로 체험해 보며, 아 나는 UX에 관심 있는 이유가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해결해 주는 그 과정을 사랑하는 것이구나. 그리고 인테리어는 취미로 해야겠구나.라는 관심 분야 좁히기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정하고 나자 UX를 제대로 하려면 미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석사 입학 전, 미국 유학을 선언하고 들어갔기에 개인적으로 영어공부, 교수님의 추천서 작성 등의 시간적, 관계적 도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등록금을 면제받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구활동, 조교 활동은 반드시 활용하세요. 기업에서 실무를 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석사/박사 학위나 랩실에서의 경험은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등록금을 모두 내고 다니기에는 아깝잖아요? 어느 계약서든 앓는 소리는 사인 전에...!라는 교훈을 이때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왜 하필 미국이 여야 할까요? 제가 UX디자이너로 커리어를 고민할 당시, 한국은 (지금도 아주 많이 다른 분위기는 아닌 거 같습니다만) UX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상황이었고, 기업의 UX디자이너 공고도 역할의 범위가 중구난방인 UX디자인과 디자이너가 새로운 개념으로 도입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UX 디자인이 시작되고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 그중에서도 IT 회사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신의 디자인 트렌드를 실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저에게는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미국 취업을 노리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를 획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른 (특히 미국인) 디자이너들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지는 것도 막막한 일입니다. 미국 대학원은 그런 점에서 외국인이 네트워크를 쌓고 워킹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대학원 생활동안 여러 커뮤니티와 학교 수업을 통해 인맥을 쌓고 취업 준비를 해나간다면, 외노자로 미국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꿈같은 얘기는 아니겠다는 생각에 유학 생각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이렇게 저의 대학원을 결심하기까지의 기억을 더듬어보며, 누군가 미리 알려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대학원 던전에서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는 큰 무기를 얻는 공략집으로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바라보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음 편은 한국 대학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유학 준비를 했는지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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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피챗/멘토링 후 짧은 피드백을 부탁드릴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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