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로소로 Feb 01. 2024

당신 응원이 닿았습니다

몸을 뒤척이다 잠이 깨버렸다.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휴대폰 시계가 2시 50분 다시 자면 그만인데 몽글몽글한 마음 때문인지 저절로 일어나졌다. 이틀간 받은 응원이 엄마 품속 같아 여전히 벅차오르는구나 싶다.



태생이 작은 것 하나에도 소란스럽게 떠들어대는 나였다. 잘난 맛에 살아갔던 내게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실패를 맛보다 보니 작은 기쁨에도 고요해지는 사람이 되어 감히 사소한 기쁨을 내 비취면 거둬 갈까 망설여졌다. 좋아도 크게 좋다 말하지 못하고 친절한 호의를 받아도 되나 어쩔 줄 몰라 망설이는 사람이 되었다.



도서관 강연이 잡히고 기쁜 소식을 누구보다 기다릴 158명의 작가들이 있음에도 알리지 못했다. 행여 어릴 쩍 떠들어대는 철부지의 자랑으로 비칠까 봐 두려웠고 이미 대단한 그녀들 앞에 나를 들어내는 것이 부끄러웠다. 브런치작가 2기분 중에 강연소식을 듣고 오고 싶다는 말과 단체방에 알려도 되냐는 글을 보자 마음이 급해졌다. 어차피 알려질 소식인데 내 입으로 말하는 것이 예의일 거 같아 1기 작가님들께 말했다. 그간 함께한 시간을 잘 아는 작가들은 응원과 무한한 사랑을 보내왔다.



사실 며칠간 강의를 준비하면서 떨리는 마음보다 기쁘고 벅차올랐다. 인생의 무수한 실패를 마주하는데 왜 환희를 느끼는지 주마등 같은 시간을 보며 해내지 못함에 한탄을 해도 마땅한 것들이었다. 그 기록 사진속 간간히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어쩌면 해내려는 꿈틀거림이 감출 수 없는 미소로 화답하는 것 같았다.



도서관 사서님은 편한 마음으로 와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강연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은 15명 정도이고 글 속에서 이미 보았기에 충분히 잘하실 거니 걱정 말라는 다독거림도 받았다. 시작 전에서야 내 마음을 말씀드렸다. 강연장에 오시는 분들은 15명이지만 나를 지지하는 158명이 있기에 잘해서 그녀들에게 해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 시간 반 강연은 새로 산 오토바이를 처음 운전하는 사람처럼 멈추지 못하고 쌩쌩 달렸다. 환갑이 넘으신 어르신들의 질문은 마음을 울렸다. 정년을 하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의 연속이었는데 계속 도전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분 실패의 연속을 보면서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게 대단하다는 분도 있었다. 오뚝이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은 마지막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으셨고 글 속 내용이 그분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눈인사로 화답해 드리며 진심이 전달되었구나 안도감이 생겼다.



강연을 마치고 카톡방은 잘했다는 칭찬과 확언을 이루었다며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메시지 속 응원을 읽고 또 읽었다. 전국에서 살고 있는 그녀들의 듣도 보도 못 한 우정에 눈물이 흘렀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구나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매번 뜬금없는 확언을 하고 조금씩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고 보잘것없는 내가 하고 있다고 힘을 내서 같이 이루어 가자 외치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당신 응원이 닿아 어깨가 조금씩 펴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조급증의 대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