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화 ; P와 JK

경찰과 여고생의 결혼?

by 니니
P와 JK 1.jpg


포스터를 보면 대충 아시겠지만, 상당히 오글거리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학원물도 좋아하고 오글거리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류(어떤 건지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어렵지만)의 영화를 즐겨 찾아보는 편이다. 특히 일본 학원물. 희한한 건 분명 이런 취향이긴 한데 이런 일본 영화를 보고 만족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일본판 <어린 신부>라기에 보게 된 것인데, 26세 경찰관과 16세 여고생(고등학생이 아닌 여고생)이 결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징그러웠다. 하지만 이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심할 때라던가, 할 일이 없을 때라던가, 아무튼 그렇다.


줄거리

대학생으로 나이를 속이고 단체 미팅에 참석한 여고생 카코는 그곳에서 만난 경찰 코우타와 호감을 가지게 된다. 10살의 나이 차이와 미성년자인 카코를 배려해 두 사람은 당당한 만남을 위해(?) 결혼(?)을 결심한다. 어울릴 듯 말듯한 경찰과 여고생이 서로를 이해하며 결혼 생활을 하는 이야기다.

C5tiFHPWMAA20ez.jpg

우선 좋았던 점은 내가 학창 시절 일드에 빠져 있을 때 핫했던 '카메나시 카즈야'가 비교적 정상적인 헤어스타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그가 나오는 영화를 봐서 새삼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 '츠치야 타오' 역시 귀엽다.


학원물의 특성답게 고등학교의 풍경이라던가 배경이 일본 느낌이 나면서 예쁘고 여자 주인공이 어리다 보니 아기자기한 커플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의 개연이 떨어진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여서 많은 부분이 편집되고 명장면만 이어 붙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영화의 모든 전개가 '응? 갑자기?'식이 많았다. 세상 둘도 없는 사랑을 하는 건 아니지만 당당한 연애를 위해 결혼을 결심하고 (응?) 갑자기 납치를 당하고 (응?) 목숨을 바쳐 구했는데 부담스럽다고 도망간다. (응?)

앞뒤 없이 무슨 이야기야?라고 생각하겠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을 알 것이다.


으른 연애에 노출되어 있던 나에게 너무도 순수한 로맨스 영화였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그 일본에서 그리는 여성 캐릭터가 좀 답답하다.


cf654a5f8ddae989c76cc312148e3bda.png 타카스기 마히로

아, 이 친구는 일본 학원물에 당연히 등장하는 사연 있는 불량학생이다. 잘생기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가?) 뭔가 참 마음 아프게 하는 캐릭터였는데 극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인물이기도 했다.

'나 같은 건 도움도 안 되잖아' 식의 자존감 낮은 대사들과 가끔 내뱉는 진심 어린 사과나 웃음들이 참 마음에 걸렸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엄마와 매일 폭력을 행사하는 엄마의 남자 친구, 줄지 않는 빚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아르바이트, 결석, 자퇴. 인스턴트로 익숙하게 때우는 식사라던가 그 나이 때 너무 평범하게 즐기는 일상들을 어색하게 즐기는 캐릭터를 보며 참 가혹하다고 생각이 들며 찡한 캐릭터였다. 외모가 큰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화 ; 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