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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Jul 11. 2018

일본 드라마 : 최고의 이혼

아야노 고, 네가 좋아

일드 - 최고의 이혼

일본 후지 TV 2013.01.10.~2013.03.21.(11부작)

각본 : 사카모토 유지

출연 : 히마사카 유카(오노 미치코), 하마사카 미츠오(에이타), 우에하라 료(아야노 고), 우에하라 아카리(마키 요코)


밥은 같이 먹으면 식사가 되고 혼자 먹으면 사료일 뿐이에요.

줄거리

 이혼이라는 것의 앞에선 두 부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두 부부가 이 것을 어떻게 이겨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츠오와 유카는 이혼을 앞둔 부부다. 모든 것이 정돈되고 예상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남자 미츠오와 가사는 젬병에 자유분방학 호방한 성격인 여자 유카는 성격이 정말 맞지 않는다. 매 순간 싸울 일이고 싸우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은 결국 이혼을 결정하고 이혼 서류를 제출하며 드라마는 시작한다.

 첫 화에 나타나는 두 사람의 아주 극과 극인 두 사람의 캐릭터를 보며, 어쩌면 두 사람이 자신과는 다른 모습에 사랑에 빠진 걸지도, 그래서 결말은 같은 이유로 재결합하리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드라마는 수미상관에 가까운 결말을 보여준다.


 미츠오와 유카의 러브스토리를 보며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과 많이 닮아 있다고 보였다. 지진을 겪으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유달리 까탈스럽고 말 많은 상대와 그것이 귀찮은 상대가 서로에게 지치고, 결국 그 빈자리를 알아가는 과정이 닮았다.  

 료와 아카리는 결혼을 한지 몇 달 되지 않은 신혼부부다. 료는 끊임없이 바람을 피우고 아카리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자신은 인내할 수 있다고 믿고 참으며 살고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희한한 게, 알고 보니 료는 혼인신고서를 구청에 제출하지 않고 있었고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우지만 아카리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사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미치오의 캐릭터가 만화적이고 히스테릭한 캐릭터라면 료의 캐릭터는 설명하기 어렵게 특이하다. 아내를 사랑하는 바람둥이? 행복해지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어떤 감정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해가 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느낌이 있다. 한편으로는 그것을 의도한 캐릭터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 역시도 료에 대해 애정이 있고 설명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낀 게, 그를 설명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의 진심도. 끝까지도 그는 좋은 남편이 되기보다는 딸바보가 되어있으니 말이다.


 어느 면에서 료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단순한 부부이야기가 아닌 결혼생활에 대한 고찰로 나아가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때문에 료를 설명하려 많은 노력을 할애했지만 그만큼 전달되지는 않았다.


 다만, 역할이 너무 귀엽다. 연기를 그렇게 하는 건지, 배우 자체가 그런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눈치 없어 보일 때도, 특히 미츠오와 있을 때 모든 게 예민한 미츠오에 반해 너무도 의연한 료의 모습이 즐겁달까, 케미가 좋다.



 부부의 유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이래서 맞지 않는 다고 말한다. 문제 있는 부부가 여자의 이런 특성 때문에, 남자의 이런 특성 때문에라고 이분법적으로 후려치고 싶진 않았다. 특히나 드라마에서 주로 나타나는 두 부부의 문제는 단지 성별 때문만은 아니다.

 그리고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나, 캐릭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대부분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뜬금없는 이야기를 통해 말하거나 꿈 이야기를 하는 등 돌려 말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처음에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반복될수록 늘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9화에서, 네 사람은 우에하라의 집에서 결국 파국을 맞는다. 미츠오와 아카리가 다정하게 있는 모습이 유카에게 상처일 수 있다는 점은 공감한다. 때문에 슬펐다. 하지만 그 장면에서 굳이 오버하여서 방귀를 뀌려고 한다거나 미츠오의 편을 들면서 훈수를 두는 아카리의 대사, 계속해서 울리는 료의 라인 알림, 그리고 뜬금없이 넷이서 사이좋게 캠핑 가는 모습을 꿈꾸었다는 미츠오의 말, 대뜸 나베를 먹자는 료의 제안까지. 아주 긴 시간, 한 장소에서, 혼란스럽고 복잡한 장면이고 작위적인 느낌이었다.



 결혼도 이혼도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행동

이라는 말이 이 드라마의 가장 좋은 대사였던 것 같다. 모두 행복해지기 위한 나의 선택이라는 것.

나는 나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하고.

이혼이든 결국은 함께 살든. 나의, 너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길...



 이혼은 최악의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최악이긴 하지만 최악은 이혼이 아니라 가면을 쓴 부부예요. 상대에게 애정도 없는데 기대도 안 하는데 같이 있는 게 가장 불행한 거예요. 그렇게 되지도 않았고 그렇게 생각하면 이혼은 나쁜 게 아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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