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암, 자연,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
불치의 병이라 일컫는 "암"은 사실 인체 시스템상 죽어야 될 단계에도 죽지않고 자가증식만을 끝없이 하는 세포이다. 즉, 이 불사증식이 주변 정상 장기를 파괴하는 것이다.
자기가 살기 위해 주변 시스템을 죽이는 "암"은 해석에 따라선 참으로 흥미로운 개념이다. 나는 이 암을 통하여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적어본다.
암의 관점으로 볼 때 만약 세상에 영생불사를 원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는 결국 범인류적 입장에서는 본인 스스로가 온전한 "암"같은 존재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반드시 때가 되면 죽어야 될 인간이 영생한다면 암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 개인의 이기심이 공동체 시스템 속에서 그 본래의 사적 의도와는 별개로 구성체의 일부로서 암이 되어 버린 상호 모순적 관계로 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인간의 볼사가 실현될 수 있는 바탕은 없지만 그것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의료 과학이 발달되고, 노화의 발생인자를 없애는 시점이 된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대재앙이 되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도 마천가지이다. 자연 생태계속의 모든 존재들은 말그대로 자연스러운 생-사의 순환구조를 스스로 가지고 있다. 즉, 자연이 부여한 조건에 적응하고 거기에 따라서 순응하는 것이다. 오직 인간만이 자연 생태계에서 자신을 분리하고 생태계를 객체화하여 정복의 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를 위해 스스로 비자연 혹은 극자연의 과정속에 "문명"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자연이 제공한 제약조건을 끝없이 넘어서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자연을 마치 인간과 같이 하나의 거대한 단일 유기 시스템라고 가정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자연에게 가장 암적인 세포인 것이다. 자연 스스로가 잉태한 인간이란 존재가 자연의 생태원리를 변질시키며 정상적 자연을 인간의 인공으로 끝없이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에게 인간은 가장 위협적인 암적 존재이다. 대부분의 암은 자신도 모르게 진전이 되어 최악으로 치닫듯이 현재의 단계가 어느 레벨인지는 알수 없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인류 중 백혈구같은 이성적 개체들이 상황을 일부 인지하여 개선하고자 조금씩 노력한다는 점이다.
다른 얘기지만 유사하게 개인, 기업, 조직 혹은 집단이 사회의 암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은 사회 전체의 임장에서 역시 동일한 원리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의 건강성을 위하여 각 개체들은 스스로 이제 단지 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잘 죽는 것도 함께 필요한 것이다. .
죽을 사람은 잘 죽어야 하고, 죽을 조직도 잘 죽어야 한다. 그 죽음이 건강한 다른 사람들을 결코 해쳐서도 안된다. 안타까운 점은 스스로가 암인 존재들은 말 그대로 절대로 불사를 원하기 때문에 도려내기 전까지는 계속 성장하려고 할 것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며 자신의 삶을 살고 그리고 때가 되면 아름답게 죽는 것.. 그것이야 말로 암적 존재가 아닌 인간적인 삶과 죽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