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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Dec 16. 2023

하늘, 땅

양극의 계절

누구라도 잠재울 것 같은 포근한 빗소리에

공허와 안도가 맞물린다

진정제와 연기가 뒤엉킨다

생각을 뱉으면 뱉을수록 쌓여만 간다

누구의 감정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를

아랫배의 묵직한 압

빗방울은 한없이 쓸려내려 가는데

나는 눈처럼 내 위에 내가 쌓여만 간다

불안이 스스로 커져가서

나, 이대로 세상에서 작아진다

비가 온다

빗소리는 시원하고

담뱃불은 뜨겁다

비는 피하면서

물이 되고 싶은

풍족하고 빈곤한 양극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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