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미라클 한 모닝이던가요

날씨가 너무 추워요.

by 낮의 그늘



우연히 근래 유행한다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처음 단어를 접하자마자 생각난 도서는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 자기 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나도 읽었던 책이니만큼 아주 유명한 도서이다.


그 책이 출간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왜 지금에야 이런 챌린지가 유행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더 핫한 모양이었다. 게다가 주변에서도 이 챌린지를 시작한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뭐, 새해라면 마땅히 일어날 법한 일이긴 하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게 되었는데 웬걸, 며칠 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김유진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발견하고야 만 것이다.


요는 온전히 나를 생각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남들보다 2시간 여를 더 일찍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밖에는.


나는 늘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사람들을 동경하고, 또 존경한다. 김유진과 할 엘로드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지런한 재능으로 사회에서 성공하고, 또 다른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부지런한 삶에 대해 집필을 한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몹쓸 비관주의적 성격이 고개를 든다.

수면시간을 포기해서까지 사람들이 애써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사람들을 내몰고 있기에, 결국 잠자는 시간까지 빼앗겨야 하는 걸까.

이 모든 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기는 할까?


나는 절대 현대인들, 특히 우리나라의 현대인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라면 모를까. 하도 스스로를 채찍질 해대어 이토록 날카롭고 건조하고 뾰족한 사회가 되지 않았나. 베스트셀러의 모든 서적이 온통 ‘괜찮아 쉬어도 돼.’를 남발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사회가 병들어있으므로.


나이, 성별, 직업을 포함한 그 모든 것을 불문하고 있는 대로 내몰려 청년들이 역대급 자살률을 갱신하는 가운데 미라클 모닝이라니. 너무나 착하고 성실한 나머지 성공하기 힘든 사회를 탓하지 않고 내가 더 부지런하지 않은 탓이구나 하는 것만 같다.




그렇지 않다. 잘못은 사회가 했다.

특히 개인을 단순히 노동력으로 여기는 기업들, 니들이 제일 잘못했어.


하루 24시간에서 -과학적으로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증명되고 강조되었던- 수면시간 8시간을 빼면 16시간이다. 이 16시간 중 나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생활을, 대다수의 청년들이 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이 시국의 2021년이지만 24시간을 꼬박 일하고도 다시 출근해야 하는 ‘출근 노예’들이 있고, 자영업자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하루를 몽땅 기업을 위해 떠다 바치고도 모자라 다시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성공의 길을 닦는다.


물론 이들이 보람된 삶을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이다. 그저 사람들이 조금만 덜 위태로웠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이다.



원하는 성공을 얻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아끼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러한 개인의 노력이 끝내 성취로 이어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바로 공정하고 너그러운 사회인데, 우리는 이를 보장할 수 있는가.


수저론으로 인정받은 현대의 계급론은 너무나 견고하다. 그리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 원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삶은 너무 아슬아슬하다. 회자되는 성공이라는 것이 자아의 실현보다 통장 잔액의 실현인 점에서 사회는 충분히 벼랑에 몰려있다.


이런 모순은 영원히 반복되고야 마는 것일까?

결실을 맺지 못한 노력은 흩어져 어디로 가는 걸까?


입 안의 모래는 그저 노력하지 못하는 나를 변호하려는 변명에 불과해 보인다.



날씨가 너무 추워. 무리하지 마, 감기 걸릴라.

친구의 ‘미라클 모닝’에 그런 답장을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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