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조그만 부엌이 딸린 한옥집에서 세끼 정성스럽게 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셨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오후 어머니는 옷을 차려입고 우리 삼 형제에게도 부랴부랴 옷을 챙겨주셨다. 우리는 서로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어리둥절하면서 어머니를 따라 길을 나섰다. 어디를 가는지도 모른 채 어머니 손에 이끌려 한참을 갔는데 어느 작은 중국집에 이르렀다. 중국집에는 이미 아버지가 도착하셔서 우리를 환하게 맞이해 주셨다. 우리는 서로 여기가 어디지, 무슨 일이지 하며 자리에 앉았고 시간이 지나서 우리 테이블 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음식이 놓였다. 그날이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탕수육과 짜장면을 맛보았던 날이다.
그날이 우리 가족들에게 무슨 날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날 먹었던 탕수육은 그 생김새, 맛, 식감 모두를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할 만큼 우리 형제들, 가족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먹었던 탕수육 가운데에서 단연코 최고의 탕수육이었다. 우리 형제들은 탕수육을 먹으며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게 있다니 하며 서로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런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처음으로 음식에 대해 간절히 먹고 싶다는 욕망을 가졌다. 그것은 마치 이제껏 한 번도 아이스크림을 보지도 못했던 아프리카의 한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고서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던 것과 같았다. 아버지는 그런 우리들 모습을 보시며 데려오길 잘하셨다는 듯 흐뭇해하셨다. 한창때의 세 아들들을 키워야 하는 어머니는 그 뒤로 탕수육 만드는 법을 알아내셔서 집에서 탕수육을 만들어 주셨다. 내가 클 때까지 우리 집에 잔치가 있을 때면 언제나 탕수육을 만들었다. 그때 그 중국집 탕수육 맛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탕수육이었다. 두 번 튀겨진 고기 위에 새콤 달콤하게 부어 놓은 소스가 덮인 탕수육에는 우리 가족들의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들도 함께 버무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