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기억하며

훈장

by 소살리토

아버지는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두 번 받으셨다. 내가 초등학교에도 입학하지 않았을 무렵 퇴근하고 집에 오신 아버지는 그 당시 007 가방이라고 불리는 딱딱하고 네모난 검정 가방을 들고 오셨다. 그리고선 급히 서울을 가야 하신다며 옷가지와 세면도구를 가져오신 가방에 챙기시고 어떤 일인지는 말씀 없이 길을 나서셨다. 우리는 회사에 무슨 중요한 일이 생기셨나 보다 생각하며 아버지가 아무 탈 없이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렸다. 며칠 후 아버지는 007 가방과 어떤 물건 하나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대문을 들어오셨고 우리는 애타게 기다리던 아버지를 뛰쳐나가 반갑게 맞이했다. 그것이 아버지가 받으신 첫 번째 훈장이었다. 훈장을 받을 때까지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고 해서 우리들에게 조차도 말씀도 안 하시고 다녀오셨고 오신 후에야 갔다 오신 뒷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어린 나에게는 훈장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몰랐지만 어린이들이 가장 되고 싶어 하는 대통령이 준 상이라는 것에 마냥 신기하고 신이 났다.

아버지는 은퇴하신 후에도 사회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으셨다. 어린 시절부터 봐온 아버지의 가슴속엔 언제나 충과 효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나라 사랑에 유난했고 은퇴를 하시고서도 하루도 쉬지 않으시고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앞장서하셨다. 그런 아버지의 열정이 인정되신 것인지 아버지는 아버지의 인생에 두 번째 훈장을 받으셨다.

아들로서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보면 아버지는 이렇게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도 온 열정을 다 바치셨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가장 인정받는 아들이었을 뿐 아니라 온 친지들까지도 챙기는 집안의 대들보였다. 또한 무엇보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내이자 우리 아들들에게 가장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오셨다. 어쩌면 그것은 두 번의 훈장으로도 부족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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