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썼다. 처음엔 몇 개의 추억들만 쓸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내 몸 구석구석에 잠들어 있던 아버지의 일들이 깊은 물 웅덩이에서 하나 둘 올라오는 탄소 방울처럼 솟구쳐 올랐다.
글을 쓰면서 나는 아버지를 다시 새롭게 만났다. 먼 곳으로 떠나 버리신 줄 만 알았던 아버지가 여전히 내 안에 살고 계심을 알았다. 사람은 육신만 죽을 뿐 영혼은 그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영원히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아생전에 자주 뵙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않고 지낸다면 그것이 죽음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죽음이란 기억에서 지워져 가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어린 시절 옥상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아버지, 헉헉거리며 숨 쉬던 나를 등에 업고 한 번도 쉼 없이 내달리던 아버지, 내가 가는 길에 늘 푯대가 되어 주시던 아버지, 나보다도 더 무등산을 잘 타셨던 아버지, 불은 라면을 맛있게 드시던 아버지, 함께 여행하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던 아버지... 몸은 비록 떠나가셨지만 그 모든 아버지가 내 작은 몸 안에서 시공을 초월한 채 동시에 나와 함께 살고 계심을 느꼈다.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