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말고도 부모도 자립해야 한다.

아이 시점에서 말하는 부모의 자립

by 연휴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중, 자립이라는 키워드가 나왔습니다. 이미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도, 독립을 한 친구들도 있으나 친구들 대부분은 학교를 다니며 부모님 아래 생활하는 친구들이었으니 이야기 중 어느 순간 자립이라는 키워드가 나왔네요.


자립(自立), 사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예속이라는 처음 보는 단어가 있었으나 검색해 보니 "남의 지배나 지휘 아래 매임." 이라고 말합니다. 즉, 자립이란 누군가의 지배나 지휘 없이,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살아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전적 의미는 알았으니 우리끼리 자립을 정의 내려 봅니다. 친구들 사이에선 자립을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자립 두 갈래로 나누어서 바라보았고 주로 정신적 자립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카페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서로 얘기를 나눕니다.

"자립, 솔직히 불안하다. 내가 자립할 만큼 준비되었는지 모르겠다."

"하루아침에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자립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두렵다."


이런 핑퐁이 계속되어 지루해질 때 즈음, 누군가 새로운 주제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말고도 부모님도 자립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 꺼낸 말에 계속되던 신세한탄의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다들 생각을 하는지 정적만 흐릅니다. 저도 이 정적에 제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부모의 시점에서 바라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 나름대로 자립했다 생각하지만 부모님은 저에게서 아직 자립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여기서 자립은 당연하게도 경제적 자립이 아닌 정신적 자립을 뜻합니다. )


우리 부모님은 각자 가진 세 글자 성함보다는 제 이름이 앞에 달린 XXX 엄마, XXX 아빠로 더 많이 불린 것 같습니다. 한번 더 생각해 보면 누구 엄마, 누구 아빠로 불리며 자기 이름 석자 걸린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닌 누구누구 자식의 부모 삶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아직도 부모님은 자신의 삶보단 자식인 제가 더 우선입니다. 대게 사소한 것에서 느껴지죠. 늦은 밤, 귀가하면 차려져 있는 밥상. 뜬금없이 걸려 오는 전화, 귀찮게 느껴지지만 그 마음은 이해 가는 그런 거 말입니다.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접함에 따라 이런 부분이 점점 잦아들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욱더, 자주 나타납니다.


이해는 갑니다. 늦은 나이에 본 외동아들이 얼마 나도 소중할까요. (당시 기준으로 늦은 거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정상, 어쩌면 빠를 수 있습니다. ) 하튼, 이런 부모의 마음이 이해는 가나 귀찮게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을 듯합니다.


이런 상념에 잠겨 있던 중 날카로운 목소리로 누군가 말합니다.

“부모의 자립을 우리가 도울 수 있을까?”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부모의 자립, 어쩔 수 없다고 느끼는 그들의 불안을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그의 질문에 여럿이 답변했지만 그럼에도 제 마음에 드는 어느 답변은 없었습니다.


결론 없는 토론은 결국 끝을 맺었습니다. 부모의 자립에 관하여 시시콜콜한 말이 조금 오가고 말이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질문에 답을 내려했지만 희미에 정점인지 명확한 답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부모도 자립해야 한다. “ 이 말을 우리 부모님에게 전하는 게 최선 아닐까? 이것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아주 뿌옇게 말이죠.


그래서 여기에 한번 적어봅니다. 누군가, 저 질문에 깔끔한 답을 해주지 않을까 해서. 아니면 우리 엄마, 아빠가 어쩌다 이 글을 마주치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사실 제가 원하는 이 글의 목적은 두 번째 입니다만 생각해 보니 정말 극악, 0.00000~%의 확률인 듯하여 차선의 목적도 만들어 봤습니다. 물론 차선의 목적이 달성되면, 최선의 목적은 필요가 없어질 듯합니다.


늦은 밤, 귀가하던 중 지하철역 입구에서 꽃 파는 아주머니를 보았습니다. 만원부터 시작이더군요. 내일은 아무 날도 아니지만, 꽃 한 송이 사서 부모님께 드려야겠습니다.


부모의 자립을 원하는 제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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