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sns 대신 드라마를 보는 진짜 이유

by 소서

앞날을 알 수 없다는 건 축복일까, 불행일까. 내 앞에 펼쳐진 그 미지의 세계가 두려워지면 사람은 어김없이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건 마치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아니면 지금 이 상황에 필요한 답을 찾고 싶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SNS나 카카오톡 프로필을 훔쳐보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대개 독이 될 뿐 득이 되진 못했다. '보여지는' 삶이란 대개 자기 삶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엄선한 것이니까, 그렇게 보면 "내 삶의 비하인드와 상대의 하이라이트를 비교하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 논리라면 차라리 누군가의 비하인드와 하이라이트를 모두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에서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자신의 부끄러운 면까지 기꺼이 보여주는 이를 찾기란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그런 이야기들을 매일 보고 있었다. 바로 책과 영화, 드라마 속에서.


작가가 자신의 삶을 녹여낸 문장들에서, 인물의 내면까지 오롯이 드러나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진짜 ‘삶’을 보게 된다. 그 안에서 위로를 받고, 깨달음을 얻고, 때로는 앞으로 나아갈 힌트까지 얻는다. 그렇게 타인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이야기가 내 삶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때때로 어떤 문장과 장면은 쉽게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나를 지탱한다. 돌이켜보면 그건 언제나 그 시절의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고 간절히 바란 순간이었다.


내 빈틈을 채워주고 나 대신 울어주고 나를 다독여 앞으로 나아가게 했던 이야기들.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되고 마는 그런 작품들을- 우리는 인생책, 인생드라마, 인생영화라 부르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