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영화가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진짜 이유

by 소서

*드라마와 영화야말로 삶이라는 1인칭 시점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애쓴 결과물일지도?


삶은 결국 제각각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지는 한 편의 이야기다. 1인칭이기에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끝까지 알 수 없고, 대부분의 장면을 추측과 짐작으로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근본적인 한계가 '나'를 나답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타인을 해석하고, '나와 맞는 사람들'만 내 안에 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면, 이 1인칭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기 시각에 과몰입하면, 의도와는 다르게 이기적이거나 오만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인칭 시점은 피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그 조건 안에서 어떻게 타인의 시점을 상상해보느냐가 관계의 품질과 내 평판을 좌우한다.


어쩌면 드라마와 영화야말로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애쓴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작품을 보다보면, 현실의 1인칭 시점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까지 접할 수 있으니까. 현실의 우리는 (상대가 말하지 않는 한) 타인의 속사정을 알 수 없지만, 작품 세계에서는 등장인물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작품을 보면서 타인의 시점을 체험하는 법을 배우고, 그 속에서 1인칭이라는 우리 삶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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