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망한 미팅 썰 | 김삼순이 던진 '결혼'의 진짜 의미
결혼 생각 있어요? 우리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데.
몇 년 전, 다대다 미팅 자리에서 초면의 남자가 던진 이 한마디가 아직도 선명하다. 입안에서는 "그쪽 부모님 뵐 일은 없을 것 같네요"라는 말이 맴돌았지만, 결국 어색한 웃음으로 넘겼다.
결혼 적령기의 압박과 막연한 외로움에 모였던 그날, 단 한 커플도 탄생하지 않았다. 그날 함께한 여자들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늘도 실패했다. 대체 괜찮은 남자들은 어디로 간 걸까.
우리가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 어려운 이유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방영되었던 2005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드라마 속 유명한 대사처럼 "잘생기고 착한 남자는 이미 결혼했고, 잘생기고 착하고 미혼이며 돈 많은 남자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는 농담은 여전히 내 가슴을 후벼판다.
'웃픈' 현실 속에서 문득 드라마 속 삼순의 태도도 떠오른다. 그녀는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 시달렸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당당히 삶을 선택했으니까.
삼순의 삶을 응원하다 깨달은 점도 있다.
중요한 건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내가 결혼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할지 결정하는 일이라는 것을.
나에게 결혼은 '서로의 꿈을 존중해주는 안전지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인가요?
댓글에 ‘결혼 = ________’ 형식으로 한 줄 정의를 남겨주세요.
이 글은 7월 출간 예정인 드라마 에세이 일부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전문은 책에서 만나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