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없고 집도 없고 돈도 없지만 | 드라마 '미지의 서울'
나만 이렇게 한심해?
왜 나만 뒤처진 거 같지…
삼십대의 삶은 뭘까.
어쩐지 모두가
하나의 이상적인 삶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sns에서 마주하는 글도 이런 식이다.
친구A: “결혼합니다:) 드디어 저도 시집가요!”
친구B: “오늘은 우리 애기 100일❤️”
친구C: “드디어 내 집 마련 성공 ㅠㅠ”
나는 조용히 피드를 넘기고 또 넘긴다.
친구들에 비하면 내 삶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내 집 마련은커녕
월세방에 살고,
프리랜서로 하루하루 불안에 떠는 신세.
오늘도
스타벅스 커피 한 잔 앞에서
4,700원이 아까워 한참을 망설이는 나.
뭐가 잘못된 걸까.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괜히 내가 너무 헛살았나 싶고
회사에서 도망친 게 실수였던 걸까
자꾸만 후회와 허탈함이 밀려온다.
이럴 때면
최근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주인공이 할머니에게 털어놓던 장면이 떠오른다.
다... 너무 후회되고 걱정돼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
할머니, 나 너무 쓰레기 같아.
모든 게 두렵고,
돌아가기도, 앞으로 나아가기도 막막한 날엔
나도 그 주인공처럼
한 발짝도 못 떼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릴 때가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할머니의 위로처럼
앞만 모양 빠지고 추저분해 보여도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
그 말을 듣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내 모습이 아무리 초라해 보여도,
매일을 버티고,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용감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이런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응원해주고 싶다.
나야, 고생했어.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네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참 대단해.
앞으로도 너를 응원할게.
Q. 오늘, 스스로에게 한마디 응원을 건넨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