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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편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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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 Nov 29. 2021

그늘에 대하여

따사로운 햇살, 변화무쌍한 구름, 시원한 바람과 나무 그늘 아래 너와 함께라서 좋았다.


당신의 어둠과 그늘 사이 틈

내리쬐는 한낮의 햇빛

그림자의 기울기 하늘의 색


당신의 어둠이 살짝 보일 때, 나는 조금 웃는다.

나는 당신의 빈틈이 좋다. 당신이 그걸 부족하거나 허술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 행간의 빈 곳을 좋아한다.


날들은 맑거나 밝거나 어둑하거나 하다. 나는 어두운 면을 한편에 곱게 싸놓고 그대로 두고 있다. 마치 응달처럼.

햇볕이 따가울 때면 가끔 쉬어가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물들어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세상이 너무나 빛날 때는 친숙한 나의 그늘로.


그늘에 앉아 있다 보면 세상이 눈부실 때가 있다.

눈이 부신 사람은 생애 단 한번 보았지만 그 빛 앞에서 나는 한없이 넋을 잃고 말았었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늘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당신의 속눈썹에, 어깨에 내린 그늘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눈을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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