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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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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 Jun 08. 2021

냉정과 열정 사이


차를 좋아하지만 그럴수록 차에 더 냉정 해지는 것 같다. 

일정 퀄리티 이하의 차들을 만나면 너무... 기분이 나빠. 이런 걸 왜 파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밸런스도 다 깨진 베이스에 올려진 가향이 가증스럽다고 느껴진다. 예뻐 보이는 찻잎과 이름, 패키지로 덮어버리기엔 너무 맛없었어.


그 브랜드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게 느껴지는 것도 별로.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안 하고 있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뭐랄까 의무를 방기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의 퀄리티로 차를 내놓는 건 글쎄요....


가격을 듣고 납득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가격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차는 아웃. 그게 비싸든 싸든 그 가격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병배이면서 그 지역으로 퉁 치는 것도 맘에 안 든다. 샘플러 형식이어도 어느 정도 성의와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나?


감성 마케팅을 하든 친근한 컨셉으로 다가오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차맛. 차맛이다. 

곁가지들을 다 쳐버리고 차맛만으로 기준을 삼기 때문에 패키지고 차 이름이고 몇 등장이고 상을 타고 말고는 전혀 의미가 없다.


내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대략.. 가격으로 감을 잡고 있지만 그래도 모든 차들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다. 

평소의 편견을 깨버릴 정도로 맛있는 차들을 만나고 싶다. 


모든 차를 대하는 마음은 그렇지만 대답이 늘 좋지는 않지. 그리고 기준이 좀.. 많이 높아져있다는 기분도 든다. 더 엄격해졌달까.


하지만 나는 늘 그래. 

카멜리아 시넨시스 없었으면 그 시절을, 이 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하고. 차에게는 늘 감사하고 있다.

나에게는 생필품.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여전히 한 줌의 찻잎에 일희일비하는 차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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