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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 Sep 01. 2023

여름의 길목을 지나며

풀벌레소리가 점점 잦아드는 여름밤


이번 여름엔 아무 일이 없었고

아무 말도 없었다.


나는 기나긴 인연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고

이별은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


인생에 길은 보이지 않고

멀고

아득하다.


조금은 많이 쓸쓸하고

조금은 많이 서글펐을


내가 없는 당신의 삶은

지금까지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당신이 없는 나의 삶도

잘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지나간 여름에 안녕을 고하며.


당신의 그림자에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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