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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르바나 Mar 05. 2021

분노보다 달디단 유혹을 넘어

[시와 현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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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개

 -윤석렬 떠나다



늑대가 울고 하이애나 떼가 몰려와도

무서운 개는

짖지 않는다

컹컹 짖는 법이 없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짭새 들이나

제풀에 놀라 컹컹 짖는다

비겁하게 컹컹 짖는다

이를테면 阮丈을 차고


눈에 뵈는 게 없는 皇軍의 방패막이나

역할을 다한 토사구팽의 패장들

오직 주린 배 채워줄

개똥무더기 주변을 빙빙 도는 똥파리떼

막강한 뒷배를 자랑하는


뒷골목 똘만이들이나 요란하게

컹컹 짖는다

독사나 살모사보다 더한 방울뱀이

모가지를 꼿꼿 세워 달려와도


진짜 무서운 개는

눈 하나 까딱하질 않는다

비겁한 정의는 없어

기울어진 평등 공정은 없어


가혹한 채찍에 자비는 없어

民意를 눈 감는 오만의 길에

미래는 없어 분노보다 달디 단

유혹을 넘어


아프고 뜨거운 지난 겨울

견디고 노란 산수유 터지는

봄빛 눈부신 이 革命의 계절에

그러나 아.


때가 되면 떠날 줄 안다

할 일을 마치고

할 말을 하고

숨죽인 민주주의 병든 조국을 위해


자유 평등 정의의 그날을 위해

마지막 거추장스런 직을 던져

떠날 줄 안다

물러설 줄 안다 그는.



*출전; 실시간 신작



필자/ 기청 (시인 비평가)



///////////// 窓과 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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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막장 권력의 폭주에 맞서 홀로 힘겹게 버티던

윤석렬이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작심 발표 1시간 후 재빠르게,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듯, 청와대는 수용한다는 짧은 메시지를

보내고 곧바로 신 정무수석까지 쳐내고 후임을 발표했다.

실로 전광석화의 진풍경이다. ‘괘심 죄‘ 낙인을 찍어 토사구팽,

임명권자는 제 손으로 임명하고 제 손으로 감쪽같이 쳐내는 부조리의.

비현실적 행위를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

윤 총장의 키워드는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의 파괴, 결과적으로

‘허울을 쓴 민주주의‘에 포커스를 맞추었디.

깔끔한 퇴진, 정확한 포커스, 그의 메시지는 강하고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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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눈엣가시를 일거에 뽑았으니 갈 데까지 갈 것이다.

윤석렬의 역할은 여기 까지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제 할 일을 하는 그를,

당 정 청이 한 목소리로 ‘정치‘한다며 비난에 열을 올렸다. 그를 키운 것은

9할이 현 정권이라는 모순의 현실을 낳았다. 그 저변에는 스스로 만들어낸

분노 두려움 그 이상의 공포감이 깔려 있음이 분명하다.

그가 정말 정치를 한다면 전적으로 이 정권 덕분이다

만약 선거에 출마, 당선한다 해도, 애초 그의 본심은 아닌 것이다.

그 어떤 경우라도 국민과 역사는 깨어서 지켜볼 것이다.

(글-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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