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시
나무들이 파랑바람에 신록의 머리를 감는다.
청보리가 가난했던 추억을 잊고 파랑바람결에 춤을 춘다.
파랑바람은 유월의 짙푸른 하늘에서 온다.
삼베 바지적삼을 입고 붉은 장미꽃이 만발한 돌담 고샅길을 걸어 나와
초록 물감 흠뻑 적신 들판에서 신명난 발목이 시도록 파랑바람을 맞는다.
누군가의 눈물을 머금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장미가 핀다.
그 장미꽃 가슴에도 파랑바람이 분다.
행복한 미소에 흐르는 영혼의 눈물
기억조차 희미한 슬픔이랑
아픔이랑
증오랑
초록빛 유월에는 파랑바람에 흔들리며
장미꽃으로 피어난다.
상쾌하고 신선한 유월의 햇살을 맞으며
유월에 살다가
유월에 죽고 싶다.
<하동군민신문> 2018, 6, 18일자. <초대시>
이 시의 중심 이미지는 ‘파랑 바람’이다 바람이 색깔을 입었다
그것도 유월을 상징하는 파랑이다 시인의 눈에 투사된 파랑은
바람을 만나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가 된다
단오절 가까운 무렵, ‘파랑 바람‘은 나무가 머리를 감고 청보리가 춤추게 하고
장미꽃을 피우기도 한다 부정을 긍정으로, 급기야 슬픔 아픔 증오와 같은
부정을 사랑으로 바꾸는 마술사가 된다
이 시의 백미는 “장미꽃 가슴에도 파랑 바람이 분다”와 같은 ‘사물의 내면화‘
를 통해 도달하는 영혼의 승화에 있다
# 글 -기청 (시인 문예비평가)
=======================
경남 하동출생, 1974년 시전문지 <풀과 별>지 추천으로 등단.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동명대학교 총장 역임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회 의장,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장. <흙과 바람> 동인.
전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현 <한국시원> 주간
저서; 시집<시는 꽃인가><꽃이고 싶은 단장><조선 징소리>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