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르바나 Jul 08. 2019

마른 장마-따가운 회초리 맨몸으로

[이 계절의 시]


마른 장마

-기청 (시인, 문예비평가)



기다리는 비는 안 오고

애타게 목마른 기별은 안 오고

마른 개천가 날파리떼만 서로 엉겨

벌이는 한바탕 목숨의 축제


먼 태평양 끓어오르던 바다

거센 바람을 몰아오면

후두둑

따가운 회초리 맨몸으로 맞으리

노란 삼베적삼 하얀 박꽃의 지붕


밤새 피어오르던 매캐한 쑥 냄새며

아련한 향수에 젖어

날밤을 지새도 마냥 좋으리

기다리는 비는 안 오고

불 꺼진 저자거리 환청(幻聽)으로 들리는

쓰르라미 울음만 따가운데


IMF 때 놀란 가슴 떠올리며

하얀 바닥을 드러낸 개천가에 모여

마른하늘 천둥이 울 때를 기다려

서러운 그들,

뜨거운 방울방울 쏟아내는

납덩이의 눈물.



출전; 미발표 근작



/ COMMING  SOON  //

기청 시인의 시와 시론집(시 감상의 길라잡이) <<행복한 시 읽기>>가

뜨거운 여름을 뚫고 세상에 나옵니다


그동안 본 브런치와  <기청 시인과 문예통신>을 통해 발표해온 미발표 근작 외

시편과 국내외 명시 감상, 문예지에 발표한 시론을 한권에 묶어

'행복한 시 읽기'의 감동을 전해드립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동시출간/ 국내 대형 인터냇서점 동시유통



//// 窓가에 서서//////



일기예보는 장마라는데 남쪽 어디쯤에서 장마전선은 오르락 내리락

애를 태운다  서울 경기 중부 지방은 오랜 가뭄과 폭염으로 숨이 차오른다 

이편 저편 가르기 좋아하는 중생을, 꾸짖기라도 하듯 날씨도 반쪽 장마 

반쪽 가뭄으로 갈라 장단을 맞추는 건지---


애타는 가뭄보다 서민의 애가 끓는 요즘의 경기가 더 안타까운

노릇이다. 차라리 하얀 박꽃의 지붕, 매캐한 쑥 냄새의 모깃불,

노란 부채의 향수가 그리운 시절이다.

 (글-청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