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내가 매일 하나의 일과처럼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애주가라고. 중독이라고.
처음엔 술도 이 세상에 많은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로 생각했다. 다 누리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굳게 믿었지만, 좋은 것들은 대가가 따른다. 최대한 여러 종류의 술을 마셔보겠다고 매번 다른 것을 시켜서 마셔보곤 한다. 지갑 사정 넉넉치 않지만 마음이 감당 못할 만큼을 부어준다. 지나고보니 그것도 그저 술일 뿐이더라.
한때는 분위기와 그 설정에 대한 몰입을 도와준다고 믿었다. 같이 함께 먹는 안주와, 음악, 풍경,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함께하는 사람들.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더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주는 리더와 같은 좋은 벗이였다.
지금은 그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아무리 봐도 볼품없는 내 자신과 더욱 가까워진 것 같고, 세상을 잠시나마 잊으려 잠이 날 찾아온다. 나를 따듯하게 감싸고 정신을 혼미하게 해준다. 그저 쉬어도 된다고.
허나 또 다시 바뀐다는 것을 안다.
내게 술이란 존재와, 음악과, 지인들과 친구들, 사랑하고 사랑했던 이들. 나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