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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Apr 09. 2020

랜선독서모임 후기(feat.붕대감기)

우리의 삶은 이렇게 또 확장한다

– 어디서? 카카오톡 랜선 독서모임
– 무엇을? 윤이형 작가의 붕대감기 책
– 비용은? 붕대감기 온라인 도서구매 10,800원과 별도로 온라인 모임 참여비용 20,000원 = 총 30,800원


– 만족도는? 평소 '책을 읽어야지' 다짐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만나지 않았지만, 카톡을 통해서 서로의 상황을 체크하면서 책을 읽어갈 수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어 좋았다. 앞으로도 온라인 형태의 독서모임이 있다면 참여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모임이 어려워졌다. 평소 사람만나는 것을 아주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장'이 필요하다.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영상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게 되었는데, 그 소비형태가 조금은 '일방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됐다. 서로가 함께 느낀 것, 생각한 바를 나눌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찰나, '온라인 독서모임' 모집글을 보게됐다. 화요일마다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쓰기도했지만, 스스로 온라인 모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고, '유대'가 어떻게 뻗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이 많아서 덥썩 신청했다.




게다가 윤이형 작가님의 붕대감기 소설이 선정도서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혼자라면 단순히 '아, 읽고싶은데 시간이 없네, 여유가 없네'라고 했을텐데,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날을 정하고나니 책도 바로 구매하게됐다. 내 나름의 '리빙포인트'인 셈이다. (혼자 못할 것 같으면 함께 하라) 그렇게 온라인 독서모임 카톡방이 개설됐다. 각자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어떻게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됐는지 소개했다. 그리고 함께 독서토론을 하기 전에 중간점검 차원에서 '얼마나 읽었는지, 어떤 문장이 인상적이었는지, 어떻게 책을 읽고 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평소 책을 읽을 때, kaweco 스포츠 펜슬로 밑줄을 그으면서, 메모하면서 읽는 편인데, 다른 분들은 플래그를 활용하기도 하시고, 서로 밑줄 그은 부분을 나누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대표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지금은 일상이 돌아가지 않는다. IMF때, 경제는 어려웠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그렇게 생활을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 또한 일상의 순간이, 평범한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고, 동시에 온라인 모임들을 통해 각자 자기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됐다.

책을 많이 사지만, 읽지못한 책이 한 가득한데, 이번 윤이형 작가님의 <붕대감기>소설은 소설임에도 에세이처럼 읽혔다. 그 기저에는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순간이 많아서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은 글'이란,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윤이형 작가님의 <붕대감기>에는 그 포인트가 꽤 많았다.
 
혼자서 읽었다면, 감탄하고 끝났을지 모르지만 함께 읽어보니 '서로 질문'을 하고 답하는 과정에서도 배움이 있었다. 그리고 등장인물 중에 내가 가장 많이 공감한 사람은 누구였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떠오르는 사건들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시간을 갖고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온라인모임이 가진 강점, 가능성


평소 독서모임을 오프라인으로만 해왔었는데 이렇게 온라인으로도 독서모임이 가능하다니, '온라인 모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를 잘 매니징하고 리드한 발제자 덕분이었다고 생각하고.
 
오늘의 밑줄 : p.157
-나한테 좀 가르쳐줄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친구가 되는 법을?
-응.
-음... 일단 네가 아프거나 아팠거나 입원을 했다면 그런 사실을 나한테 알려줘야 해. 그건 친구의 알 권리야. 부담이 될 거라는 생각 같은 건 하지마. 그 정도의 부담은 컨트롤할 능력이 있는 게 친구니까. 나는 네 일을 같이 기뻐해주고싶어. 가서 박수를 쳐주고 맛있는 것을 사주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싶어. 네가 내 친구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데, 너는 나한테 그럴 기회를 주지 않잖아.
-그래.
-가끔은 나한테 반응해줘. 내가 쓴 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고. 네가 내 생각에 자주 동의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 하지만 어디에 어떻게 동의하지않는지 알려줘야 나도 배우든지 고치든지 반박하든지 할 수 있잖아.
-우리가 반드시 같아질 필요는 없어. 같아지겠다는게 아니고, 상처를 받을 준비가 됐다는 거야, , 진경이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이 아니고 너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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