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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Apr 16. 2020

퇴근후 집정리를 하며 발견한 것들

소소하게 마주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히 집 안에 있는 가구들부터 시작해서 책상 등 구석구석을 살피게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곧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준비를 한다. 과제로만 여겼던 짐정리도 이제는 한꺼번에 하지않고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오늘은 서랍 하나 열어서 버릴 것 정리하기- 등으로 세분화해서 정리 계획을 세운다. 계획세울 시간에 정리를 해,라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뭐라도 적지않으면 시작을 하지 못하는 습관탓에 일단은 적고, 목표로 삼아 실천해나가는 방안을 선호한다.






조금씩 정리하다 보니 이제는 얼추 정리된 모양새를 띈다.


버려야할 것과 버리진말고 보관해야할 것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몇 주간의 시간. '버림의 미학'을 알기에 나는 너무나도 확실한 맥시멀리스트였다. 중고등학교 때 한창 편지쓰기가 유행했는데, 그 때 받았던 편지도 한가득이더라.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지만, 그 때의 기억들과 소풍 사진 등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생각보다 많은 편지들 - 그래도 성인이 된 이후에도 꽤 편지를 주고받았었다. 편지를 쓴 감각들을 잊어버려서 그렇지, 대학동기들 군대갔을 때 보냈던 편지, 인턴 후배 군대갔을 때 주고받았던 편지, 미국 시카고에 있는 언니와 주고받은 엽서들과 잡지 조각들을 보면, 그 때 생각도 나고 참 귀엽군- 싶을 때가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편지를 쓰냐?고 하지만, 그게 바로 나에요... 여전히 편지가 생각과 마음을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생각을 한다. 편지를 담아둘 나무 상자를 주문할까 고민하는 요즘이다. 곁에 두고 잘 열어보아야지.


#생각보다 많은 선물들 - 필름 사진을 담은 액자 선물부터 시작해서 꽤 선물이 많다. 특이한 선물을 주고싶었다는 친구는 내게 사이키 조명을 전했다. 우울할 때마다 보면 재밌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던 게 지금도 생각난다.




#생각보다 많은 필기구들 - 이모가 생일 때 전해주신 모나미153 펜부터 시작해서 워터맨 만년필까지, 필기구들이 꽤 있다. 만년필이 이렇게나 많은줄 모르고, 알음알음 사다보니 만년필 부자가 됐다. 매일 필기구를 바꿔가면서 써도 되겠다싶을 정도로 많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야, 그 다음에 필요한게 뭔지 보인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제는 알것도 같다.



오랜만에 꺼낸 라미 만년필은 잉크가 굳어서 나오지 않는 상태였고, 라미 만년필 리필잉크를 사면서, 해결방법을 물었다. 펜촉 부분을 찬 물에 1시간 이상 담궈두고, 그 다음에 흐르는 물을 통과시켜주면 된다고 한다.  





집 정리, 진작 할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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