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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소 Oct 27. 2020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포스터>


얼마 전, 정말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종영했다. 고요하지만 뜨겁고, 다정하지만 단단한 ‘박준영’과 ‘채송아’,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드라마였다.


이 작품을 보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꿈과 재능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서로 알지 못하던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만나 풋풋하고 설레는 연애를 하고, 때로는 자신에게는 부족하지만 상대방에게는 존재하는 것들을 향해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모습을 보며 공감하거나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나는 그들이 완벽하지 않아서 좋았다. 흔들리고 불안한 청춘이어서 지켜보는 나도 덩달아 아파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큰 애정을 갖고 응원할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대사 중 하나는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대사였다. 여기에서 음악은 우리 각자가 가진 꿈 혹은 재능으로 대입해볼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글이 될 것이다.


글이 정말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껏 글을 통해 받은 위로가 너무 크고 많으니까. 하지만 여기에 ‘나의’ 라는 말을 덧붙인다면 어떻게 될까? ‘나의 글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나아가고 있다.


“음악은 정말로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언제 위로받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떠오르는 건 오로지 내 짝사랑이 상처받았던 순간들 뿐이었다.”


음악을 선택했기에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떠오르는 건 음악에 대한 짝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순간들 뿐이었다는 송아를 보며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또 다시 상처받게 될 지라도 계속 사랑해나갈 것이라는 단단함을 보며 위안과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궁궐이나 클래식 음악처럼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것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헌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인해 올해 가을은 온전히 행복할 수 있었다.

 

+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마지막 대본에는 ‘여러분의 크레센도를 응원합니다.’ 라는 류보리 작가의 말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좋은 글과 작품으로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 제작진, 그리고 우리의 인생 역시 그러하기를.  

+ 이상 일하다 말고 쓰는 오늘의 일기 끝.

+ 준영아, 송아야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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