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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소 Jun 17. 2021

오월의 청춘

KBS2, 오월의 청춘, 2021


<오월의 청춘>을 보기로 마음 먹은 것은 이 작품이 5.18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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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드라마라는 장르 특성 상
같은 소재를 다루는 영화에 비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인물들의 일상을 담는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삶에 몰입하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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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비록 장엄하거나 영웅적이진 않아도, 그곳에서 울고, 웃고, 사랑했던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로 매년 돌아오는 오월이 사무치게 아픈 이들에게는 작은 위로를, 이 순간 각자의 오월을 겪어내는 이들에게는 그 오월의 불씨를 전하고 싶다'는 기획의도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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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초반부에서 그려지는 명희와 희태의 풋풋한 모습 속에는 오월이라는 푸르른 계절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처음 느껴보는 설렘도, 가족과의 대립도, 친구와의 오해도, 자꾸만 어긋나는 사랑도 그들에게는 무엇 하나 쉽지 않고,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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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라마가 중반부를 접어들며 그들의 사랑이 더욱  애틋하고 절절해질수록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역사가 스포인 드라마에서 그들은 생과 사의 기로에 놓여있고, 깊고 어두운 파도가 곧 그들을 덮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서로를 힘껏 끌어안는다. 잠시 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조심스레 입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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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반짝이는 오월이 지나가고,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강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을 사랑하는 이들은 오늘도 끊임없이 서로 연대하고, 사랑하고, 추억하며 삶을 이어간다. 남겨진 사람의 삶이 얼마나 아팠을지 감히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줘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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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작품을 보며 나는 늘 다짐한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이렇게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뿐이지만 오늘도 열심히 밑물같은 삶을 헤엄치며 살아가는 그들을 응원하고, 감사를 전하는 것으로 그들과 함께하고 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본다.
#오월의청춘 #드라마리뷰 #명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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