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 수상 소식 듣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일기
며칠 전,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일이 있었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처음 수상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놀랐던지. 사실 작품상이나 각본상까지는 (행복회로 돌리며) 조금은 예상했었는데 감독상까지 휩쓸 줄이야. 아무튼 이렇게 영화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르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나와 동일한 언어로 말하고, 동일한 나라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가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상식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더욱 인상적이었던 그의 수상 소감이었다. 그는 가장 영예로운 순간, 다른 감독들과 그 기쁨을 함께 나눴다. 특히 마틴 스코세이지가 과거에 얘기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 인상 깊었다.
말 자체가 주는 메시지와 함께 적재적소에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봉준호 감독의 센스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가 인용했던 문장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멋진 말이다.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공감된다. (낭만닥터) 김사부라면 '겉멋 부린다'라고 말할 것 같지만 아무튼 좋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을 통해 가장 나다운 것이 타인에게서 가장 깊은 공감을 이끌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세상에 알리고, 인정받았다.
완벽한 절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영화를 보며 누군가는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누군가를 보며 꿈꾸던 청년은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이 되었다.
멋진 일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무계획과 계획 사이에서 무엇인가 꿈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간 역시 주어진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