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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Sep 09. 2020

사업하면서 매년 한 번씩 지불하는 세금.. 과태료..

사업하면서 뭐 하나라도 실수하면 발생하는 벌금

매일 일하는 사무실이 답답해서 어제 노트북이랑 필요한 자료들 싸들고 마스크 무장하고 동네 카페로 갔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장소를 한 번씩 바꿔주면 효율이 훨씬 좋더라고요! 그렇게 오래간만에 집중해서 이것저것 밀렸던 일들을 하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식약청이라고;;;;;;; 


아... 또 뭐지... 내가 또 뭘 잘못한 거지...
이번에도 과태료 나오는 건가;;;


퇴사한 이후로 공공기관에서 오는 우편물이나 전화, 이메일을 받기만 하면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듭니다. 정기적으로 오는 부가세, 소득세, 지방세 관련된 우편들도 뜯어보면 혹시나 다른 내용일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그런데 식약청은 저한테 정기적으로 우편을 보내는 곳도 아닌데 제가 일하는 사무실로 방문까지 와있다는 겁니다. 이건 100% 뭔가 있는 거죠... 오래간만에 카페에서 여유롭게 일하고 싶었는데 바로 정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제 사무실에서 식약청 직원 두 명과 3시간이 넘도록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습니다. 


제 잘못이 맞습니다... 뭔가 신청을 했어야 했고, 저는 신청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사업을 해왔었는데 결론은 신청이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분명 신청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이트에 들어가서 조회해 보니 신청을 한 건 맞는데 최종 진행을 위해 필요한 결제를 하지 않았던 겁니다. 28,000원 결제하는 걸 깜빡했던 겁니다. 분명 제 실수이고, 제 잘못이니 과태료 나오는 게 맞습니다. 뭐 봐달라는 소리는 하지도 않았고, 그냥 묵묵히 질문에 답하고, 제 사정 설명을 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건 두 분 식약청 직원분들이 제 상황을 이해하시고 최대한 그 상황을 위에서 결정을 내릴 그 누군가에게 전달해 주려고 노력해 주셨다는 점입니다. 그 점이 너무 감사해서 저도 그냥 억지 부리지 않고 인정할 건 인정하면서 이야기하면서 서류 작성만 했는데도 3시간 넘게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세금 누락을 해서 과태료 냈었고, 억지 부리는 소비자가 요청하는 데로 처리 안 해줬다고 무슨 소비자 협회(?)인가에서도 연락이 왔었고, 이번에는 그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법정에 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 사업하는 친구들한테 이야기해보니 아마 약식 처리될 거라고 했는데... 일단 기다려 봐야죠...


사업하면 다 전과자???


근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서 정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이 업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이런 일을 겪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건 가볍게 벌금 내고 끝나도 빨간 줄(?)이 그어진다고 하네요!? 뭐라? 그럼 이제 저는 전과자인 건가요? 제 주변에 있는 사업하는 친구들은 다 빨간 줄 그어져 있는 전과자였던 거네요... 물론 살인자만큼의 그런 건 아니겠지만(아마도 그렇겠죠?) 어쨌든 찝찝하네요. 사업을 하면서 느낀 건 회사를 다닐 때보다 세금과 정책에 대한 영향이 너무너무 크고, 적나라하게 저에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바로 벌금이고, 툭하면 고소하고, 경찰, 재판 이야기 나오고... 잘못한 건 맞는데 세금이나 정책이 너무 복잡하고, 어디 물어볼 때도 없고, 실수하면 바로 과태료 내라고 하니... 이건 뭐... 사업자 등록해서 사업하는 게 맞나 의심이 듭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세금으로 지원금이 뿌려지고 있는 걸 보면 정말 소름 끼칩니다. 저 지원금은 나한테 오는 건 얼마 안 되는데 누군가는 받고는 있고... 그럼 결국 그 뿌려진 만큼 정부는 다시 걷어 가려고 할 텐데... 도대체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돈을 내게 될지... 아직도 사업 초보이고, 그렇다고 사업을 성장시키지 않을 수는 없는데... 이상하게 매출만 늘어나니 실수를 해도 그 실수에 해당하는 과태료도 점점 무섭게 커지고 있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힘들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뭘 하는 것도 겁이 나네요... 온라인으로 물건을 하나 팔려고 해도 그 품목을 팔기 위해서 나라에 신청해서 등록을 해야 되는 것들이 있을 수 있고, 돈을 지불해야 되는데 그걸 모르고 사업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법을 어겼다며 벌금 내라고 하니... 그저 모르는 제 잘못이려니 해야겠죠... 


정말 마음 같아서는 사업자 다 폐지하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게 사업하고 싶은데 그건 말이 안 되고... 뭔가 법적으로 문제없이 하려고 해도 내가 모르니 결국 주변에 맡겨야 되는데 그럼 또 수 십 명의 고객 상대해야 벌 수 있는 돈이 아무렇지 않게 휙 없어지고...ㅋㅋㅋ 이거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지금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도 의심스럽네요.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데 이런 일 한 번 씩 터지면 어렵게 샘솟던 의지도 한순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근데 어쩌겠습니까... 제 잘못이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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