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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un 25. 2020

세입자에게 공유 사무실 권리 넘겼어요!

이제 남은 공유 사무실은 하나

[관련 글 : 공유 사무실로 사용하'던' 오피스텔]

위의 링크된 글을 쓴 시점이 세 개의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다가 하나를 정리를 한 시기입니다. 그 후로 1년이 조금 안된 시기인 저번 주에 나머지 두 개의 공유 사무실 중에 하나를 또 정리했습니다. 정확히는 정리가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신 분들에게 해당 사무실의 권리를 넘기는 형태로 저는 그 사무실에서 손을 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손만 뗐지 여전히 그 사무실의 계약자는 저입니다.


이번에 정리한 공유 사무실을 운영한지는 2년 남짓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사무실을 거쳐 갔고, 최근까지는 네 분이 사용하고 계시다가 한 분이 나가시게 되면서 사무실 정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분이 나가시게 되면 당연히 비용적으로 제가 손해 보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사무실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그분이 나가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사무실을 정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서로 다른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한 개의 사무실을 같이 사용하시다 보면 당연히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그 문제들을 당사자들끼리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제가 중재를 해서 풀어 왔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을 오랫동안 사용하셨고, 이전부터 사무실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에 관련이 있던 분이 이번에도 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 때문에 다른 분들이 사무실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발생했고 몇 차례 자제를 요청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평상시대로 사무실을 사용해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결국 불편함을 하소연하던 한 분이 사무실 이용을 하시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일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왔고, 해당 공유 사무실은 이제 저에게는 거의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 매달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 사무실을 유지해온 이유는 사용하고 계신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계약적으로는 솔직히 제가 당장 나가도 문제는 없지만 저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용하시는 분들 중의 한분은 저는 물론 같이 사용하는 다른 분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이 편한 대로만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으니 사무실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한 분을 제외하고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리를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어쨌든 기존 분들에게 통보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건물 주인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바로 들어올 다른 세입자가 있어서 아주 깔끔하게 사무실을 정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기존 사용하시는 분들 때문에 그 기회를 잡지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 한 분이 해당 사무실을 인수하시는 게 가장 깔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분들은 새로 인수하신 분께 사용료를 지불하게 되고, 결국 인수하신 분과 기존의 사용하고 계신 분들 모두에게 최소한의 영향만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인수라는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무실도 함께 알아보고, 기존의 사용하시는 분들 중 서로 스타일이 비슷한 분들끼리 따로 사무실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보다는 1인당 발생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건 막을 수 없었고, 사무실을 옮기는 작업도 쉬운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재의 사무실을 유지하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존의 사용하시는 분들 모두, 그리고 제가 함께 해결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해당 부동산의 계약은 여전히 제 이름으로 유지하고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함께 부담하기로 한 겁니다. 즉, 제 보증금은 계속 사무실 계약에 묶여 있게 되지만 월세를 포함한 모든 비용은 저에게 청구되지 않고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 한 분께 청구되고, 그 비용은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들끼리 공동 부담하기로 한 겁니다.


이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만약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 한 명이라도 갑자기 사무실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기존의 사용하시는 분들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모든 사용자 분들이 나 몰라라 한다면 결국 해당 사무실의 계약 당사장인 저에게 모든 책임이 넘어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 때문에 저와 사무실 사용자 분들 사이에 계약서를 하나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사무실을 나가게 된다면 다음 게약 기간까지의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 되고, 사무실을 정리할 때 발생하는 비용도 모두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지불해야 된다는 내용의 계약서입니다. 저는 보증금이 묶인 계약자이지만 이 공유 사무실이 운영이 계속되든, 정리를 하든 어떠한 비용도 저한테는 발생하지 않게 한 것입니다. 아직 이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저 포함해서 모두가 이런 계약을 하게 될 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월세가 발생되기 직전에 최종적으로 이 계약을 할 예정입니다.


사무실을 사용하시는 한 분이 지금 상황의 원인을 제공했지만 다행히 나머지 분들은 본인들 뿐만 아니라 저의 상황까지도 고려를 해주셨고, 무엇보다도 사무실을 계속 필요로 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형태의 해결 방법이지만 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추가적인 계약도 할 것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그 사무실이 아예 필요가 없던 건 아닙니다. 저는 주소지를 등록할 곳이 필요했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사무실을 정리하게 되면 주소지를 등록할 수 있는 곳이 없었던 겁니다. 결국 추가 비용을 들여서 주소지 등록할 곳을 찾아야만 했는데 결국 저는 보증금이 묶이는 조건으로 추가적인 비용 없이 주소지 등록할 곳을 유지하게 된 겁니다. 결국 모두의 필요에 의해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서 해결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문제가 발생헀었는데 문제의 당사자들끼리 이렇게 깔끔하게 처리를 한 경우는 처음인 거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을 알게 된 사무실을 사용하던 다른 한 분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행동하면 안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좀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당연한 건데 그 당연한 걸 안 하지 않는 분들을 사업을 하면서 너무 많이 만나 왔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지킬 것만 지켜준다면 저도 제 이익만을 생각하지는 않을 텐데, 대부분 그러지 않기 때문에 서로 상처만 남는 싸움을 여러 번 해왔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깔끔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해결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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