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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un 24. 2021

퇴사 4년 만에 다시 출퇴근하게 된 이유는?

회사가 아닌 내 일을 하기 위한 출퇴근

  당분간은 평일에는 매일 인천에서 서울로 아침 8시 30분까지 출근하게 되었고, 그런 생활을 한지 오늘로 4일 차입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현장 지원을 요청했을 때도 인천에서 서울까지 가는 일이라 할 수 없다고 거절을 하다가 결국 원격 지원만 해주고 있는데 8시 30분까지 서울에 가야 되는 일은 왜 하고 있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자는 전에 다니던 회사의 일이고, 후자는 제 일이기 때문입니다. 퇴사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설마 밖으로 다니는 일을 아예 안 하려고 했겠습니까?ㅋ 사람도 만나야 되고, 회의도 해야 되고, 계약서 작성도 해야 됩니다. 온라인 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모든 걸 온라인으로 다 해결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 

제가 뭔가를 해보고 싶었고, 그걸 제 일로 만들어서 그것들을 통해서 수익을 만들어 내고 싶었던 거지 단순히 수익만을 생각하고 퇴사를 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요청하고 있는 일은 제가 그 회사에 다닐 때 하던 일이지 제가 퇴사한 후에 하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들과는 접점이 많지 않은 별도의 일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제가 해야만 하는 일들을 잠시 멈추고, 따로 시간을 내어야만 할 겁니다. 그에 반해 매일 8시 30분까지 출근을 해야만 하는, 맡은 지 4일 된 일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소재 거리가 되어 오디오 / 영상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은 다름 아닌 사내 IT 교육입니다. 8시 30분에 시작되는 강의는 10시 30분에 끝나고, 최대 6개월 동안 진행이 됩니다. 출퇴근이 좀 귀찮은 거지 절대적인 시간이나 일 자체는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반 강제적으로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좀 더 긴 하루를 보내는 느낌입니다. 매일 강의가 끝나면 근처 카페 3층에 가서 그날 강의 내용을 정리하는데 그렇게 보람되고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2시간 강의를 하고, 글을 하나 썼는데도
아직 오전이라니?!


일을 하나 더 맡게 되니 생활 패턴이 평소보다 더 규칙적이고, 건강하게 바뀌었습니다. 더 일찍 일어나야 되는 만큼 더 일찍 자니깐 남들이 보통 자는 시간보다 좀 더 일찍 자게 되어서 그런지 하루 내내 전혀 피곤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출퇴근이 힘들지도 않습니다. 8시 30분에 수업이 시작되다 보니 좀 더 일찍 출발해야 되고, 강남이 아닌 강북이라는 점, 그리고 일이 끝나는 시간도 오전이다 보니 집에 갈 때도 금방 갑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서울에 원룸이라도 잡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기 되기까지 3일이면 충분했습니다. 


[관련 글 : 일주일에 두 번만 출근하는 회사 생활]


두 달 전에 일주일에 두 번만 출근하면서 동네에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PM으로 일을 했었는데 그때만큼의 워라벨은 불가능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면에서 얻는 게 많습니다(수입은 같습니다) 일정에 대한 부담이 없고, 좀 더 큰 조직에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IT 기술과 지식에 대한 전체적인 복습과 정리가 가능하며, 콘텐츠로 나길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억지로(?) 하게 되어서 6개월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건강해져 있을 거 같습니다. 회사에서 새 노트북을 하나 지원받은 건 덤이네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일단 아침 9시부터 주식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오전에 거래가 제일 많은데 수업이 끝나는 10시 30분부터 주식을 할 수가 있는 겁니다. 게다가 수업이 끝난 후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갈 준비도 하고, 카페에 자리를 잡는 시간까지 하면 금세 11시가 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일을 맡게 되면서 6개월 동안은 추가 수입이 발생하고, 주식 차트를 오래 보고 있는다고 투자 수익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 손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단지 재미있는 게임을 못하게 된 기분이 드는 정도의 아쉬움?ㅋ


수업은 하루에 두 시간이지만 그 이상의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수업이 매일이다 보니 기존의 다른 제 일들에 할애할 시간들이 생각보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나마 해외직구/물류 쪽 일은 직원에게 맡긴 지 6개월이 넘어서 크게 지장은 없지만 그 외 다른 일들은 지금 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8월에 사무실 이사도 해야 되어서 머리도 살짝 아프네요. 그런 와중에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너 서울로 가는 일은 안 하다고 하더니 왜 지금 하는 일은 하는 거야?" 이러네요 ㅋㅋㅋ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유는 분명하지만 설명하기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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