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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Dec 25. 2020

거래를 하는 거지, 연애를 하는 건 아니잖아?

소비자가 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퇴사를 하고 제가 하는 일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재미있고, 소중하지만 3년 넘게 하다 보니 정말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 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가끔은 다 놓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말을 몸소 언행으로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고,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더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건 저와는 상관이 없지만 그 언행이 선을 넘는 경우, 그래서 제 입장에서 더 이상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고객으로서가 아닌 누구나가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으로서 응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 중의 하나는 바로 구매/배송대행입니다. 분명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온라인으로 하고 있는 행위는 판매라기보다는 대행에 더 가깝습니다. 재고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뭔가를 사라고 권유를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해외 판매자의 정보를 알려주면서 그 판매자에게 본인 대신 구매와 배송을 해달라고 저에게 요청하는 겁니다. 저는 그 해외 판매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 해외 판매자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 뭔지도 모릅니다. 단지 해외직구를 할 수 없는 분들을 대신해서 해외 결제를 하고, 구매한 후 그 상품을 한국으로 보내는 배송 업체에 맡기는 작업만을 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GIqXY5VG8Bc


[내가 남자 친구라도 되는 줄 아나?]

저번 주, 한 소비자의 요청으로 해당 소비자가 알려준 판매자 정보로 연락을 해서 구매 가능 여부와 견적, 결제 방법 등을 대신 문의해서 최종 결제까지 완료를 했습니다. 이제 판매자가 제 해외 주소지로 물건을 보내주면 그 상품을 받아 다시 한번 포장해서 한국의 소비자에게 보내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해당 판매자가 제가 대신 구매한 물건을 다른 구매자에게 판매했다면서 환불해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의 중고나라처럼 현금 거래로 매매를 하는 사이트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하여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해당 판매자의 평가를 좋지 않게 주는 거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내용을 한국의 소비자에게 전달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하소연을 하면서, 왜 못 샀냐, 판매자가 왜 취소를 했냐, 누가 구매를 한 거냐 등 매우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흔히 있고, 현금거래이고, 사이트 관리자들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얼른 잊는 게 속 편할 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그 소비자의 화풀이 대상이 제가 되었습니다. 잘못을 한 건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한 판매자인데 아무 잘못도 없는 저에게 선을 넘는 언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남의 일 이야기하듯이 하냐, 왜 그렇게 퉁명스럽게 답변을 하냐, 왜 사람을 무안하게 만드냐, 상황 설명을 왜 제대로 안 해주냐 등 고객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넘길 수 없는 수준까지 가버렸습니다. 상황설명? 판매자가 더 비싸게 구매하겠다는 구매자에게 판매했다고 설명을 했는데? 온라인으로 답변을 하는데 퉁명스럽다는 게 도대체 뭘까요... 메시지에 이모티콘을 달지 않은 거? 어감? 느낌? 아니면 본인이 원하는 말을 내가 안 해줘서 화가 난 건가? 말도 안 되는 언행을 하고 있는데 그거에 대해 내가 정곡을 찔러 버리니 무안했겠지... 애초에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언행을 내게 하는 건지... 


나중에는 고소를 하겠다고 합니다. 허... 무슨 잘못으로 고소를 하겠다는 거지... 판매자가 취소한 건 환불을 해준다고 했고, 그렇다고 내가 물건을 직접 판매한 것도 아니고 구매자가 나한테 알려준 판매자에게 나는 대신 연락해서 주문만 해준 건데... 그 판매자가 물건을 취소했고, 그래서 화가 난 구매자에게 내가 듣기 좋은 말을 해주지 않았으니 고소를 한다는 건가? 내가 말을 퉁명스럽게 해서 고소를 한다? 


경험 상 고소를 한 번도 해보지 않고,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고소를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고소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에게 겁을 줍니다. 고소 한번 하는 게 얼마나 귀찮고,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행위인지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좀만 마음에 안 들면 고소한다고들 말을 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몇 번 겪다 보니 이제 고소한다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은 무섭기보다는 귀찮고, 상종하기 싫은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치고 실제로 고소한 사람들이 한 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법이라는 게 모르고 약한 사람들이 아닌 강하고 더 잘 아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 어쨌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말도 안 되는 메시지들에 대해서 서 답변을 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날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뭐라고 뭐라고 주저리주저리 문자를 보내 놓았습니다. 왜 읽고 답장도 안 하냐고 하길래 전화하자고 했더니 전화는 또 안된다고 하네요. 또 확신이 생겼습니다. 전형적인 키보드 워리어... 얼굴 보고, 혹은 직접 말 섞으면 본인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왜? 자신의 언행에 논리가 없으니깐... 맥락 없고, 감정적인 온라인 문자로는 자신이 피해자인 척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철부지일 뿐... 결국 계속 피해자인 척하면서 나를 나쁜 놈으로 만드는 게 너무 싫어서 논리가 있는 문자를 속사포 같이 보내 줬습니다. 오는 답변이라고는 논리가 아닌 감정적인 내용뿐... 그렇게 더 이상 문자가 안 오는 가 싶더니 저녁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그 소비자의 아버지라는 사람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하... 왜 그 구매자가 그런 사람인지 아버지와 통화를 하니 알겠더라고요. 상황 파악은 제대로 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딸이 하소연을 하니 정신적인 피해가 어쩌고, 고소하겠다, 녹음하고 있다 하면서 말도 안 되는 멘트가 오길래, 비논리를 정말 혐오하는 저는 크고 흥분된 목소리로, 하지만 논리가 있는 대사를 아버지에게 던져줬습니다. 녹음하고 있으니 말조심하라고??? 녹음하는 건 상관이 없다. 왜? 난 잘못한 게 없고, 틀린 말을 안 하니깐. 녹음하려면 하고 소송 걸려면 걸어라. 근데 따님한테도 물어봤던 건데 도대체 뭐로 소송을 걸겠다는 건가요? 


결국 아버지라는 사람은 욕을 하더라고요... 어? 녹음하고 있는데 욕하셨네요? 그랬더니 언제 자신이 욕을 했냐고 하는 겁니다... 하.... 왜 이렇게 상황 파악 안 하고, 방금 했던 말도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분별없이 행동을 하는 걸까요? 녹음하고 있고 소송 건다고 말하면 내가 아이고 죄송합니다 할 줄 알았나... 돈을 내면 논리가 없어도 되나? 민폐 끼치는 소비자를 왕으로 떠받들어야 되나? 죄송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느니 그냥 돈 돌려드리고 맙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식의 잘못한 건 부모가 맞게 바로 잡아줘야 되는 거 아닌가? 둘이 똑같이 하면 둘 다 너무 없어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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