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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Aug 18. 2021

내 회사가 아닌데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라고?

회사 일은 결국 남의 일

어느 회사를 취업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나이, 같은 직급, 같은 학력이어도 연봉의 차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이 정도만 받으면서 회사를 다니나 싶은 직장인도 있고, 체감도 되지 않는 액수를 받으며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매체를 통해서 내가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액수의 돈을 월급이나 연봉으로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현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 혹은 상대적인 박탈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금액의 돈을 버는 사람들도 결국 누군가에게 고용당한 입장이라는 점입니다. 보통은 하나의 집단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사람은 그 집단의 우두머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주급/월급/연봉으로 받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그 위의 사람들은 그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지불하고도 남을 금액을 벌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나라는 평범한 존재가 봤을 때도 말도 안 되는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고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거야말로 정말 현실성이 없네요 ㅋㅋ

도대체 그 고용주/고용회사는 얼마만큼의 돈을 벌고 있길래 저렇게 인건비가 나가도 버틸 수 있는 거지...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0825/episodes/24096722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가 아무리 높아도 그 비용으로 인해 그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주변에서 봤을 때는 엄청난 지출이지만 그 비용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거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깐..! 


회사에서 고용인과 피 고용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약을 맺은 거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위해 양보하거나 배려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사람의 능력과 시간을 돈으로 거래한 겁니다. 내 시간과 능력을 회사에 할애할 테니 돈으로 보상을 원하는 피 고용인과 돈으로 보상할 테니 나를 대신해서 일을 해달라는 고용인 간에 필요가 잘 맞아떨어진 겁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 간 관계이다 보니 계약을 했음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순 없나 봅니다. 그런 와중에도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해라, 그렇게 해야 회사는 물론 개인에게도 이롭다는 뉘앙스의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리기도 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분명 회사를 다니는 동안 직장인들도 경력과 연륜, 기술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을 하거나 자신의 사업을 하기도 하니깐요. 하지만 이건 회사가 배려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고, 회사도 자신들의 노하우나 기술, 인맥 등을 직원들이 알길 원하지 않지만 일을 그들한테 시키는 이상 감수할 수밖에 없어서 막지 못할 뿐입니다. 결국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남(회사)에게 할애하기로 결정한 직장인들의 선택에 의해서 돈 이외에 부가적으로 얻게 된 것이지 절대 회사가 배려해서 그렇게 되는 건 아닙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주는 돈도 그들이 능력과 시간을 사용하는 대가일 뿐입니다. 철저하게 계약에 의해 Give & Take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일을 내 일처럼 해달라? 그럼 거꾸로 고용인들한테 "너 받는 만큼 직원들한테 월급을 줘라"라고 말을 하면 과연 그렇게 해주는 고용인이 있을까요? 제가 아는 한 그런 사람은 전 세계에 딱 한 명 있습니다.

Gravity Payments

고용인이 직원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직원에게 준 돈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거나 그럴 수 있다고 판단했을 때 혹은 돈이 아닌 다른 어떤 거에서 얻는 것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낸 고용인의 능력은 깔 수가 없지만 사람 간의 관계에서 필요/계약 이상의 것을 요구하면 그게 소위 말하는 갑질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7년 동안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하고 사업을 하고 있고, 단 한 명이지만 어쨌든 제가 돈을 주면서 남한테 제가 하던 일을 맡기다 보니 "직장인이 회사에서 돈을 받고 있을 할 수 있는 거에 대해서 회사한테 감사해야 되는 게 아니고, 직장인들이 만들어 내는 그들의 결과보다 더 작은 대가(월급)를 받고, 회사에서 일을 해주고 있는 그들한테 회사가 감사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직장인들이 그렇게 하도록 누가 강요한 게 아닌 그들 자신이 선택이기는 하지만 그런 이유로 회사가 직장인들한테 더 많은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되겠죠. 


하지만 직장인들한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도 "이제 신입생들은 놀지도 않고, 공부하고 취업 준비만 한다.", "취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말들이 엄청 많았는데 이런 이야기는 지금도 똑같이 나오고 있으니깐요. 취업이 안되어서 포기하는 게 계속 늘어만 나는 시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웃긴 건 반대로 일은 많은데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들도 많다는 겁니다. 결국 이 차이는 고용인과 구직자 간 돈에 대한 눈높이의 차이 때문이겠죠. 한쪽이 눈을 낮추면 바로 성립되는 관계가 엄청 많이 존재하겠지만 그만큼의 대가가 없다면 그 누구도 남의 일을 내 일처럼 해주지 않을 거고, 반대로 내가 고용하는 사람한테 나보다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고용주도 없을 겁니다. 


회사를 다닐 다가 사업을 하다 보니 직장인이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이 이해되는 것들도 있는데 그 내용들이 모두 대표라는 사람들을 옹호하는 내용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사업을 하면서 어쩔 때는 뉴스를 보면서 제가 욕을 했었던 사람들이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대표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하게 된 내용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확실한 건 각자 자신의 역할과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점입니다. 이게 주변에 판단에 의해 좋게 보일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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