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ceo Aug 25. 2021

사업을 하면서 블로그에 계속 글을 쓰는 이유

잠시 일상을 잊을 수 있는 수단

[관련 글 : 블로그:공유/소통/사업/마케팅수단, 블로그 -> 영상 -> 오디오: 콘텐츠 하기 좋은 세상]


한 달마다 꼬박꼬박 입금되는 월급을 포기하고, 사업을 한다고 퇴사를 한 지 4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기간 사이에 어떤 사람은 일찍이 다시 회사로 돌아갔을 수도 있고, 엄청난 대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 저처럼 회사에 돌아가지도, 대박이 나지도 않은 사람도 있겠네요! 제가 이러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최소 회사에서 주던 월급보다는 많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월급보다 조금 더 많을 뿐이라서 대박까지는 이어지지 못하는 거죠. 흔히들 말하는 제대로 된 cash flow가 아직도 없는 겁니다.


그런 와중에도 저는 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걸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0825/episodes/24130919


스스로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적지 않은 시간을 블로그, 팟캐스트, 영상과 같은 콘텐츠 제작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바로 수익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근데 도대체 왜? 남고 졸업해서 공대 가서 개발자로 취업했다가 퇴사해서 사업을 할 거면 했던 거 해야지 갑자기 뭔 글이야??


얼마 전에 TV 프로그램에서 어떤 한 사람이 프라모델 조립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조립하는 동안에는 어떠한 생각도 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 저한테는 그런 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아는 걸 음성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거였던 겁니다. 저도 몰랐던 이유를 TV를 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딱 그 이유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기 15분 전의 상황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한테 줘야 될 돈을 주지 않고, 잠수를 탔던 사람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계속 잠수타지 왜 연락을 해온 걸까요? 받아야 될 돈을 못 받은 저는 당연히 화가 나겠죠? 근데 이런 상황을 해마다 겪다 보니 가장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용 증명과 전자 소송...

저와 띠 동갑이고, 저한테 줘야 될 돈을 주지 않고 있는 그 어른이한테 저번 주에 내용 증명을 보냈고, 그에 대한 반응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어제 전자 고소를 아주 능숙하게 작성해서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그 어른이는 그다음 날인 오늘 해당 내용을 받고, 저한테 연락을 해 온 거죠. 


내용 증명, 전자 고소도 이제 능숙하게 처리하는 저란 사람....ㅋㅋㅋ 

저는 착하게 살고 싶은데 왜 저보다 나이 많은 어른이들이 애들 같은 장난을 칠까요...(아 그래서 어른이지...)

이래저래 열이 받지만 저는 어른이니깐 어른이한테 교육을 시켜줘야죠.

그렇게 목 뻣뻣하던 어른이들 치고, 고소당하고 깨갱 거리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통쾌하면서도 왜 나이를 저렇게들 먹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게 제 최근 이슈이고, 그거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주인이 바뀌면서 5년 동안 사용했던 사무실을 9월 전까지 옮겨야 되고, 한 명 있는 직원은 용종 수술을 받아서 기약 없이 출근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슬픈 건 직원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바쁘지 않다는 점입니다... 직원이 하지 않고, 제가 직접 할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역시 남한테 일을 맡겨 놓으면 이렇게 되나 봅니다. 직원은 가만히 의자에 앉아서 이 여유로움을 즐기다가 시간 되면 퇴근을 했겠죠. 


술을 안 마시진 않지만 혼술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친한 사이끼리는 오히려 술 마시는 걸 싫어합니다. 그런데 가끔, 진짜 어떤 날은 정말 술 한잔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퇴사하고 일만 했고, 회사를 다니는 지인들과는 생활 패턴 자체가 다르기도 하고, 다들 결혼했고... 이래저래 부를 만한 사람도 없는 겁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서 프라모델 조립을 한다던 그 사람이 어떤 이유로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은 건지는 모르지만 저는 사업을 하면서 머리 아픈 일상을 잊을 수 있다는 게 이유인 건 분명합니다. 어제도 밤 11시까지 전자 소송을 위한 자료와 필요한 내용을 작성을 했었는데 이게 그 작업을 시작하는 거 자체가 너무너무 짜증이 나서 그날은 오전부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유일하게 한 게 하나가 있는데 팟 캐스트에 올릴 내용을 녹음하고, 편집한 일입니다.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아마도 평소보다 더 현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걸 겁니다. 그렇게 글을 쓰거나 음성이나 영상으로 평소의 제 생각을 남기고 나면 스트레스, 짜증 같은 것들이 조금은 사그라든 느낌이 듭니다. 그때의 차분함이 좋아서 최근에는 더 열심히 글을 남기고 있는 거 같습니다. TV에서 프라모델을 하는 이유를 말했던 그 사람이 저한테 마인드 컨트롤하는 방법을 알려준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회사가 아닌데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하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