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ceo Sep 09. 2021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에 취업한 개발자 3인 이야기

저 포함해서 세 명이 다음 주에 친구 집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집을 제공하는 친구의 와이프가 그날 아이를 데리고 어딜 가서, 집이 빈다고 연락이 왔거든요~! 같은 대학교 친구인데 다음 주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문득 생각해보니 이 셋이 비슷하면서도 각각 특색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관계인지 너무나도 신기해서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팟캐스트에도 올려놓은 이야기입니다!


http://www.podbbang.com/ch/1780825?e=24150402


[친구 1]

대학 재학 중에 반수를 택해서 수능을 두 번 봤고, 최종 전공은 인천 소재 대학 정보통신학과 

처음 입사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대학원에 가서 다른 대기업에 입사

특정 분야/기업에 종속된 개발 업무 중

담당 업무가 폐쇄적이라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해서 최신 기술을 배워 더 큰 기업으로 이직 or 사업 고민 중

전세

기혼

군필


[친구 2]

서울의 대학을 턱걸이로 탈락하고, 인천 소재 대학 컴퓨터공학과 & 대학원

대기업에 갈 수 있었지만 가지 않고, 스타트업을 첫 직장으로 지금까지 재직 중

스타트업 회사에서 임베디드 개발을 하다가 임베디드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매출이 늘어나면서 해당 분야의 개발 기술을 배우면서 업무 중

재직 중인 회사가 크게 성장하고 있고, 개발을 더 잘하는 어린 친구들이 입사하면서 뒤늦게 다른 분야를 배우고 있는 본인 입지와 역할에 대해 고민 중

자가

기혼

대체 복무


[나]

수능 성적에 딱 맞는 인천 소재 대학 전자전기공학과

대학생 때부터 사업을 시도했지만 잘 안되어서 중소기업에 취업 후 7년 뒤 퇴사하고 개인 사업 중

중소기업에서 배운 개발 기술의 수요가 많아서 퇴사 후에도 잘(?) 활용 중

체계가 잡힌 큰 기업에서의 경력/경험이 없어 사업을 함에 있어 성장의 한계를 느끼는 중

월세

미혼

군필


이 셋의 관계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1. 한 명은 수능을 두 번 본 후, 한 명은 수능 성적이 잘 안 나왔지만 재수하지 않고 하향 지원해서, 나머지 한 명은 수능 성적에 딱 맞는 대학에 소신 지원해서 동일한 인천의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2. 세 명이 각각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3. 한 명은 대기업에 갔고, 한 명은 대기업에 갈 수 있었지만 스타트업을 갔고, 한 명은 사업을 하다가 잘 안되어서 중소기업에 갔다가 퇴사 후 사업 중입니다.

4. 자신이 스타트업이라서, 대기업이라서, 사업을 하고 있어서 현재 고민이 많은 상황입니다.

5. 세 명이 각각 전세, 자가, 월세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같은 대학교에 입학해서 같은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점과 같은 동아리,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개발자라는 점입니다(정확하게는 저는 개발자였죠...ㅋ)


이런 관계 때문에 서로가 서로한테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고, 한탄을 하고, 그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이 셋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들이 있고, 또 할 말도 너무 많습니다. 내가 아쉬운 걸 다른 놈이 가지고 있고, 또 다른 놈이 계획 중이거나 생각하는 걸 다른 놈이 이미 하고 있기도 합니다. 

위에 써진 것처럼 친구 1은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고민 중인데 친구 2가 예전부터 스타트업에 재직 중이고, 친구 1과 친구 2는 회사를 다니면서 사업을 구상해 보기도 하는데 저는 이미 사업 중입니다. 또 나는 월세이고 미혼인데 두 친구는 전세와 자가에 기혼입니다ㅋㅋㅋ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 부족한 걸 서로 채워주는 관계? 모르는 걸 물어볼 수 있는 관계? 등등등 진짜 무슨 이런 관계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절묘하게 다른 셋입니다. 이렇게 셋을 보면서 확신하게 된 게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힘들고, 후회되고, 쉽지 않다는 겁니다.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은 완벽한 선택은 없나 봅니다. 회사에 있어서 정답이 있다면 스타트업/중소기업/대기업에 간 놈들 중에 적어도 하나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없어야 되고, 전세/월세/자가 중에 답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한 명은 너무너무 만족을 해야 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기업에 간 친구는 너무 세분화된 업무를 깊게만 하니 지금의 회사/분야가 아닌 곳에서는 자신의 기술/경력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고민 중입니다. 자가를 보유한 친구는 그 집이 아버지와 공동 명의인데 아버지가 다주택자라서 팔려고 하면 엄청난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마냥 웃을 수만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결혼 여부는 이야기할 필요도 없겠죠?


끼리끼리는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나 봅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비교를 하는 거지만 비슷비슷한 무리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뭔가 하나가 좋으면 다른 하나가 나쁜 식으로 결국 도긴개긴입니다ㅋ 뭐 그러니까 이렇게 30 후반이 되어서도 모여서 수다 떨고, 노는 거겠죠^^

매거진의 이전글 사업을 하면서 블로그에 계속 글을 쓰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