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질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soceo Aug 20. 2021

비 전공자가 의사는 될 순 없지만 개발자는 가능한 이유

개발 회사가 비 전공자를 뽑는 이유는?

비 IT/개발 분야에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거나 심지어 이미 취업해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많은 분들이 IT/개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에 의지에 의한 경우도 있고, 타의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전공/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IT/개발 분야가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잘 나가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취업의 기회가 많고, 조건도 나쁘지 않습니다. 좋은 회사에 가서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고 싶은 건 모든 직장인들의 바람이기 때문에 IT/개발 분야로 구직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0825/episodes/24094752

그런데 이 분야로 진입은 하고 싶지만 관심만 갖고 그걸로 끝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것도 이유는 명확합니다. 


난 IT/개발 분야 전공도 아니고,
경험도 없으니깐...


여기에서 좀 더 적극적인 분들은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혼자 좀 더 공부를 하거나, 학원을 다니면서
실력을 쌓고 포트폴리오를 쌓아서 지원해 봐야지...

위의 생각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정말 개발자로 나아갈 의사가 있으시다면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괜히 시간/돈 들이지 말고, 그냥 개발 회사에 지원부터 해보는 겁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대부분은 "아..." 하고 말겠죠?


서로 바쁜데 제가 장난을 치는 건 아닙니다. 그럼 정말 전공자도 아니고 개발 경력이 전혀 없는 나를 뽑아주는 개발 회사가 있다는 건가?

네 있습니다!  


단지 제한이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은 안되고, 막 사업을 시작한 소규모 회사나 스타트업 회사에서 뽑아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 또 "아..." 하겠죠?


객관적으로 따져 보겠습니다. 


IT/개발 전공자도 아니고, 경험도 없습니다. 그런데 개발자로 일하고 싶은 거잖아요? 그래서 따로 내 시간이나 비용을 할애해서 실력을 쌓은 후에 개발 회사로 취업을 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럼 과연 그렇게 따로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 좋은 개발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을까요? 절대 못합니다. 이름 없고, 당장 내일 사업을 접어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에 취업하는 정도일 겁니다. 결국 시간과 비용을 들이나 그렇지 않고, 제 말대로 일단 그런 회사라도 지원해서 취업을 하는 거나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과연 준비도 없이 지원을 하면 뽑아주겠느냐가 의심스러운 거잖아요?


네 그런 회사 있습니다!


요즘은 구직 사이트에 내 정보 올려놓으면 회사에서 먼저 연락도 오잖아요? 어차피 취업할 건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좀 먼저 작성해 놓아도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요? 내 이력서 공개한 후에 나도 여기저기 지원해 보는 것도 구직할 때 당연히 해야 되는 거잖아요? 이러한 것들을 내가 뭐 따로 공부하고, 배우고, 준비해서 하는 게 아니고 일단 먼저 하라는 거죠. '부족한 내 개발 실력 때문에 뽑아줄 리 없잖아..' 하는 생각이나 추측은 본인이 하지 마시고 내 이력서를 보는 개발 회사에서 하라고 하고, 나는 일단 지원해 보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공부를 하든 학원을 다니세요.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왜 애초에 구직 시도 자체를 하지도 않고, 내 시간과 내 돈을 들여서 뭘 하는 것부터 하려고 하나요? 


이름 없는 회사이고, 갑자기 망해버릴 수도 있고, 월급이 적다고 해도 내가 혼자 공부하고, 내 돈 들여서 배우는 것보다 (이름은 없지만) 개발 회사 다니면서, (많지는 않지만) 돈을 받고, 내 경력을 쌓으면서 실제 개발 프로젝트를, 나보다 경력 있는 개발자들과 협업을 하는 게 더 남는 장사 아닐까요? 솔직히 이건 물어볼 것도 없죠. 무조건 제가 말한 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러니깐 개발 1도 모르는 날 개발 회사가 왜 뽑겠냐?"라는 의문이 남으시겠죠?


대기업이야 언제나 능력이 차고 넘치는 지원자들로 넘쳐나지만 연봉이 적고, 회사에 미래도 불확실하고, 이름도 없는 개발 회사들은 단 1명에 개발자를 뽑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나 좀 경력 있는 개발자들은 더 어렵습니다. 왜냐?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개발 분야가 자체가 워낙 잘 나가니깐 갈 곳도 많고, 연봉도 더 많이 준다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봉도 많이 줄 수 없고, 사업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소규모 회사들은 당장 개발을 못하니 개발을 하겠다는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도 뽑아서 가르치면서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태어나서 한 번도 개발하지 못한 사람들도 개발 회사에서 일을 해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럼 그 회사에서 수습이나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하더라도 내 돈 들여서 경력도 안 되는 독학/학원을 다니며,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리한 조건으로 개발 기술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데 돈도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바로 일을 시킬 수 없는 인력을 뽑는 회사 입장에서도 전혀 손해가 아닌 이유마저도 있습니다. 그런 소규모 회사들 중 상당수가 정부 지원을 받아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뽑은 직원들의 월급 중 대부분을 나라가 대신 준다는 겁니다. 만약 특정 기한 내에 고용을 하지 않으면 그 돈 적인 지원을 아예 받질 못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개발 일을 시키지 못하더라도 누구든 고용을 해서 그 지원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하는 거죠. 지원금을 받지도 못하고 날리느니 아무나 뽑아서 고용하고 뭐라도 시키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유리한 겁니다. 


결국 이런 좀 비논리적인 이유 때문에 개발 전공이 아니고 경험이 없어도 돈을 받으며, 개발 회사에서 일을 시작해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런 회사 하나를 잡아서 돈 받으면서 개발 배우고, 경력도 쌓자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회사가 이런 건 아니니 여기저기 막 지원을 해보라는 겁니다. 그럼 그중에 하나 걸리는 겁니다. 그럼 그 회사가 정말 이상한 회사일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사업을 접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개발 회사에 취업을 한 거고, 개발 일을 하게 될 것이며, 그러다 보면 혼자 공부하거나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더 빨리 배울 수 있는데 월급도 받고, 경력도 쌓을 수 있는 겁니다. 전공도 아니고, 개발 능력도 없는데 개발자로 일을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월급, 복지, 워라벨 포기하시고, 일단 어디든 개발 회사에 취업해서 빨리 배우고 경력 쌓을 생각부터 하세요! 그렇게 꾸역꾸역 몇 년을 보내면 어느 순간 개발에 익숙해져 있고, 경력도 쌓이게 되어서 처음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구직 활동을 할 수 있으며, 경력이 더 쌓이면 훨씬 좋은 조건으로 더 좋은 회사에 입사할 기회가 많이 생길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 전공자가 해외에서 개발자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