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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Nov 15. 2021

기술과 멀어진 전직 개발자의 고민

너무 빨리 변하는 IT 업계

퇴사한 지 4년. 그 말은 개발이 아닌 걸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지 4년이 되었다는 겁니다. 중소 SI 개발 회사에 다닐 때는 일주일의 거의 모든 시간을 개발만 하면서 살았었습니다. 개발 일이 나와 잘 맞았던 것도 있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고, 그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했던 제 능력 탓으로 인해 눈을 뜨고, 잠을 자기 전까지 모니터를 보면서 개발 일만 했고, 잠이 들고, 눈을 뜰 때까지도 머릿속에는 개발 관련 일들로 가득 차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비 전공자에서 개발 분야로 넘어온 건 재미있고, 나와 잘 맞아서 그랬던 거지만 개발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그저 일로써 개발을 했던 겁니다. 


이유를 떠나서 그렇게 회사에서 7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월급에 덤으로 개발 기술과 경력/경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얻었던 것들을 지금까지도 너무너무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용하면서 소모만 했지, 새로 채워주는 게 없었습니다. 너무 당연하게도 바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드러났을 수도...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548/clips/60


더 큰 문제는 활용을 하는 주체인 나마저 개발 일보다는 다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어쩌다 개발을 하더라도 오래 집중을 하지 못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런지도 꽤 오래되었네요. 퇴사해서 개발 일을 본업으로 하지 않은 4년... 


너무 당연한 결과지만 이제는 제가 가지고 있던 기술/경험이 너무 올드해졌네요.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고, 저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옛날 기술/경험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는 더 좋은 다른 방법과 기술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들을 저는 모릅니다. 그것만 모를까요? 내가 알면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들도, 그리고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기술들, 남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봤을 어떤 기술들.. 제가 모르고 지나치고 있는 기술들은 정말 많을 거고, 그만큼 가능성, 기회들도 놓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제가 개발 일을 메인으로 하고 있지 않고 있고, 그럴 계획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개발자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것들이 계속 신경이 쓰이고, 속이 쓰리네요...


퇴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전에 다니던 개발 회사에서 연락이 옵니다. 일 좀 하라고... 처음에는 다시 복직하라는 내용이었지만 제가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걸 1년 만에 그 회사에서 인지하고 이제는 외주 혹은 프리랜서로 문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개발 기술과 경험, 경력은 모두 이 회사에서 얻은 것들입니다. 아쉽게도 그 회사는 아직도 예전에 사용하던 그 기술과 일하던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제가 그 회사에 어떤 식으로든 엮이면 돈은 더 벌 수 있겠지만 퇴사해서 기술적으로 새로 배울 건 없을 거라는 겁니다. 거기에 내 사업으로 하고 있던 일들이 완전히 멈춰 버릴 확률이 높습니다. 이 중에 하나만이라도 해당이 안 된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고민을 해 보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제 일에 조금이라도 영향이 가면 다니던 회사의 일은 맡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약간 고민이 되는 건 새로운 기술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면서 배우지는 못하겠지만 기술자들 사이에서 이것저것 듣고, 함께 일하면서 배우는 것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약간 고민만 하는 선에서 끝나 버리는 건 역시나 제 사업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많이 뒤 떨어진 제 상태는 회사를 다니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제가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배우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의지가 부족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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