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공동인증서? 왜 아직도 있는 걸까...
공인인증서 없앤다고 하지 않았나요??
회사를 다닐 때 금융권 고객들과 주로 일을 했었습니다. 그때 들은 이야기 중에 하나가 "공인인증서는 은행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고객에게 넘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에 진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공인 인증서, 보안카드의 관리는 은행이 아닌 사용자이기 때문에 만약 공인 인증서나 보안 카드가 외부로 유출되어서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면 이건 은행의 잘못이 아닌 100% 사용자의 잘못이고, 과실이기 때문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애초에 인증서, 보안 카드가 없어도 은행에서 내 돈을 안전하게 관리해줘야 하지만 그 역할을 본인들이 하지 않고, 고객에게 넘겨 버린 겁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금융권들이 이렇게 일을 했던 시절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을 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 당시에는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카카오뱅크가 나왔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카카오뱅크가 나온 이후로는 사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절대 다른 은행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 뱅크만 사용하면 인증서 자체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 지문이나 비밀번호만 잊거나 없어지지 않으면 기본적인 입출금은 1분 내에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내 돈의 안전과 관리까지 카카오뱅크에서 해주고 있는 겁니다. 굳이 번거롭게 인증서, 보안 카드 이런 게 필요 없는 겁니다. 그리고 공인인증서도 없앤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지극히 올바른 수순이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늦은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은행들이 있는 거죠... 게다가 공인인증서의 이름을 공동인증서라고만 바꾼 거 같은데... 설마 이렇게 하고 공인인증서 없앤다는 건 아니겠죠?? 뭐 어떤 이유 때문에 공인인증서를 계속 사용해야 된다고 칩시다. 그럼 왜 카카오뱅크는 되는 거죠? 그리고 이건 제 선입견일 수도 있는데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는 왜 기존의 은행과 다른 게 하나도 없는 걸까요... 지문 등록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고, 장기미사용해지를 하려고 하니 OTP에 공인 인증서까지 필요하고... 제가 케이뱅크를 처음 사용했을 때 케이뱅크에서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거겠죠. 그에 반해 카카오뱅크는 지문, 여섯 자리 비밀번호 중 하나만으로도 카카오뱅크 서비스의 거의 모든 걸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든, 공동인증서든 애초에 사용자들한테 요구를 하지 않았고, 기존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떠 넘겼던 위험들을 카카오뱅크에서 다 처리해 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와 같은 카카오뱅크 사용자들은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금융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거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사업적으로 소액 입출금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인인증서나 보안 카드, OTP 등을 계속 입력하게 하면 한 건의 이체를 할 때는 그럴려니 넘어갈 수 있는 약간의 시간 차이가 사업적인 일을 할 때는 또 다른 일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2만 원, 3만 원 보내 낼 때마다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이용해서 계속 똑같은 짓을 매번 반복을 하는 건 정말 시대에 너무 뒤처진 거 아닌가요...
오늘.. 정말 너무너무 싫었지만 농협과 케이뱅크를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카카오뱅크만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농협과 케이뱅크는 이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장기미사용해지를 해야만 했습니다. 둘 다 공인인증서, OPT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이체 한 번 하겠다고 한 시간 넘는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특히.... 케이뱅크.... 농협은 사무실 근처 농협 지점에 가서 그나마 수월하게 처리했는데 이놈의 케이뱅크는 인터넷 은행이라고 대리점도 없어서 전화와 문자, 화상 통화로 처리한다고 정말 기존 은행들보다 훨씬 불편한 과정을 통해서 겨우겨우 이체 한 건 했습니다.... 정말 절대 케이뱅크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 기존 은행과 인터넷 은행의 단점만 가지고 있는 게 케이뱅크입니다... 정말 최악... 공인인증서.. 아니 공동인증서와 OTP, 그리고 무지점이라는 정말 사용자 측면에서는 불편한 특징들만 가지고 있는 기형적인, 이름만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전까지는 공인인증서 때문에 낭비한 시간들이 적지 않았는데 카카오뱅크를 사용한 뒤로는 제가 하는 일의 효율이 극단적으로 좋아졌습니다. 상당수 은행 앱에서는 거래 내역의 조회도 쉽지 않고, 조건 검색(특정 사용자 등)도 되지 않습니다. 계좌번호를 복사해서 붙여 넣으려고 하니 굳이 직접 입력해야만 하는 것들도 허다합니다. 지문과 패턴으로 사용할 수는 있는데 애초에 공동인증서로 등록한 거라서 1년이 지나면 다시 등록해야 됩니다. 이체 내역을 문자로 보내주는 은행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은행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설프게 카카오뱅크 따라 한다고 이것저것 기능을 추가하니 앱 자체 속도도 엄청 느려졌습니다... 뭐 이자는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제 주변 사람들이 왜 카카오뱅크를 사용하지 않는 건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직도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카카오뱅크로 입금해 달라고 하면 카카오뱅크 말고 일반 은행 계좌 달라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카카오뱅크로 이체하려면 카카오뱅크로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정말 카카오라는 그룹이 좋고 싫고를 떠나서 전 카카오뱅크가 나타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은행들한테 크게 한 방 먹여줘서 너무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아 진짜... 오늘을 잊지 않고, 절대 공인인증서, 공동인증서 사용하는 은행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절대 절대! 개인적으로는 증권사들도 얼른 인증서를 없앴으면 좋겠지만 그러는 것보다는 카카오에서 국내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증권사 업무도 시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HTS, MTS도 개발하고, 인증서 좀 없애주고... 그럼 수수료 무료 아니어도 사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