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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May 27. 2022

삽질하던 비전공자 개발자에서 재택 하는 스타트업 관리자

SI 개발 중소기업에서 퇴사하고 내 사업을 시작한 시점부터 월급을 받으며 개발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 사업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업 자체도 개발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업종이 개발과 엮이지 않은 게 거의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 제 개발 경력과 기술은 제 사업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발 회사 직원이 아닐 뿐이지 제가 직접 개발 관련 외주나 컨설팅/세미나/수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개발이라는 행위를 통해 돈을 벌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작년부터는 일주일 1~2회만 출근하는 형태로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 관리자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매주 25~30시간 정도만 일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내 사업에 크게 영향이 없고, 고정 수익도 발생하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개발 기술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회만 된다면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꾸준하게 일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80825?e=24355356


전자과로 대학에 입학하고 오히려 졸업과 취업에 관심이 없어져서 2년을 휴학했다가 결국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SI 개발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 삼촌의 권유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개발은 해본 적도 없었지만 그 당시에는 딱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아서 제대 후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개발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SI 중소 개발회사에 입사해서 6년... 그리고 퇴사, 사업...!!


삼촌의 권유로 시작한 개발은 대학교 3학년부터 지금까지 저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20대 중반 ~ 30대 초반까지는 잠자는 시간 빼고 제 거의 모든 시간을 개발에 할애하게 만들었고, 퇴사 이후에는 제가 사업을 시작하고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되어 주었으며, 지금은 꾸준한 매출원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수익을 만들어 내는 건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계속 개발 회사에 다녔어도 수익은 발생했겠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 할애해야만 했고, 그 회사 일이란 거 자체가 제 일이 아닙니다. 삼촌 회사의 일이니 남의 일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어쨌든 제 일은 아닙니다. 내 일이 아닌 일에 그렇게나 많은 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는 없었고, 그렇게 돈을 버는 건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손해 보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사하고 제 사업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사업을 하면서 왜 스타트업에서 개발 관리자로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완전 모순이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행동하는 게 전혀 맞지 않은데???

비겁한 변명으로 들릴 수는 있겠지만 스타트업에서 개발 관리자로 일을 하는 건 제가 개발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을 할 때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할애하고도 더 많은 고정 수익이 생기고, 이 수익과 그 회사에서의 작업 내용이나 경험은 제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제 사업의 하나로써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일주일에 25~30시간만 일하고 출근은 일주일 2회

개발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고정 수익

새로운 인맥

새로운 기술 습득 및 활용


사업하는 입장에서 ROI가 너무 좋고, 사업에 필요한 인맥이나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고, 실제로 활용까지 해 볼 수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무조건 해야만 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저는 퇴사하면 다시는 회사 갈 생각이 없었고, 그렇게 될 줄 알았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사업을 하다 보니 하고 있는 제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운이 좋게도 개발 경력과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요즘에 개발자가 워낙 잘 나가니까요. 제 정도의 능력만으로도 그럴 수 있는 세상입니다. 개발 비전공자이고, 대기업을 다닌 것도 아니고, 심지어 개발 회사에서 퇴사하고 비개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데도 말이죠. 비록 회사 규모도 작고 개발자도 1~2명뿐이지만 그 개발자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저는 그런 운을 잡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저는 계속 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나 가능성 같은 걸 얻게 됩니다. 돈일 수도 있고, 인맥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재미있고, 힘들지 않고, 소소하더라도 어떤 결과가 나온다면 저는 그저 할 뿐입니다. 그렇게 관심 없고 싫어하던 회사도 다니고 있는데 다른 거라고 못할까요??? ㅋㅋ 제가 퇴사한 이유와 부합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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