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와는 맞지 않는 스타트업 회사의 사업 방식
회사가 사회에 기여를 한다거나 고용을 해서 경제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언론 or 세상에서들 하는 소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남의 일 하지 않고, 내 일만 하면서 회사에서 주는 월급보다 더 많은 수익을 만들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목적을 가지고 퇴사를 해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사업을 시작할 때는 내가 하려는 일을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고생을 해봐서 그냥 나 혼자 사업하는 게 내 성향과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론은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과 금전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혼자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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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은 없고
지출만 있는 회사
모든 사람이 성향과 방향, 목적이 다르니 당연히 사업하는 방식도 사람마다 가지각색입니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당연히 인정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인정하고,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분명 있습니다.
왜 그렇게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이 망하는 걸까요? 또 왜 그렇게... 아니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이라는 간판을 달고 사업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개가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 제가 알아낸 한 가지 이유는 일반적인 자영업자와는 달리 스타트업 회사는 큰 초기 투자금이 당장 없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정부 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나라에서 주는 돈과 투자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에서 주는 돈으로! 그렇다고 누구나 정부 지원금을 받거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단 한 번도 사업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게다가 사업에 실패해도 그 돈은 갚을 필요도 없습니다.
많은 자영업자 분들께서 퇴직금이나 대출을 이용해서 인생을 걸고, 뭔가를 시작했다가 망해서 집안이 쑥대밭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민망하게 만들어 버리는 현실들...
그럼 정부 지원금과 투자를 통해서 사업을 하는 분들은 가볍게 게임하듯이 사업을 하고 있는 걸까요? 물론 내 돈이 아니니 가볍게 생각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 회사의 대표님들은 저나 많은 자영업자들과는 다른 생각과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성장이나 가능성, 비전 등과 같이 미래와 관련된 지표를 높이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한다는 점입니다. 당장은 손실이 늘어난다고 해도 매출이나 사용자가 늘어나거나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것들의 가치를 당장의 손실보다도 훨씬 더 크게 쳐주는 겁니다. 회사의 외형은 단기간에 급성장을 하지만 손실도 늘어납니다. 대표는 계속 투자를 받아서 이 손실을 메꾸어 나가고, 그러면서 계속해서 회사의 규모와 가능성, 수익처, 비즈니스 모델, 문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그러는 과정에서도 계속 손실은 늘어나겠지만 이것 역시 다른 투자금으로 계속해서 메꿔 줍니다. 폭탄을 안고 있는 거지만 그 폭탄이 터지지 않게 관리하면서 혹은 터지기 전에 회사를 더 빠르게 성장시키는 겁니다. 그렇게 성장을 거듭하다가 어느 시점에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서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이 늘어나거나 아니면 절대적인 수익이 늘어나서 흑자 전환을 하면 그 회사의 대표는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거고, 그렇지 못하면 망하는 거죠. 혹은 당장 돈은 벌지 못하지만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다른 투자처나 기업이 그 회사를 인수해 버리거나... 이런 방식으로 기존의 대표는 EXIT를 한다고 합니다. 돈을 벌지 못하는 회사이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성장시켜서 미래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회사를 팔고 자신은 손실을 나는 회사를 팔아 돈을 벌고 탈출하는 거죠. 그리고 그 회사는 더 큰 회사 혹은 더 훌륭한 경영자에 의해 운영이 되겠죠. 그 결과에 상관없이 EXIT 한 대표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얻거나 또 다른 사업을 하겠죠.
스타트업 회사라는 곳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는 거 같습니다. 다른 회사에 인수되거나 회사 자체가 흑자 전환을 할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거나... 그리고 그 버티는 힘은 우리의 세금이나 다른 회사의 투자금이고요. 돈은 못 버는데 계속해서 돈을 빌려와서 손실을 틀어막으며, 계속 일을 벌이는 거죠. 솔직히 저나 일반 자영업자처럼 수익이 없으면 현상 유지를 하거나 지출을 줄이면 적어도 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스타트업 회사는 돈 벌 생각은 하지 않고 돈을 잘 쓸 생각만 하니 그렇게도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이 망해 나가는 겁니다. 간단하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의 사업입니다. 망할 수도 있지만 꾸역꾸역 남의 돈으로 버티면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회사를 만들고 유지해 나가는 겁니다. 그러다가 한 방에 다 털고 나가거나 회사가 극적으로 돈을 버는 회사로 탈바꿈되거나...
돈을 대주는 곳이 있으니까
솔직히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돈이나 결국에는 이자까지 쳐서 갚아야 되는 빚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처럼 사업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거기에 손실을 계속 늘어나도 사업을 계속 유지하는 건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회사의 대표들한테는 사업을 시작할 때도 돈을 빌려주고, 손실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돈은 나중에 갚아야 되는 돈도 아닙니다. 사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오히려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를 하는 쪽에서 감수까지 해줍니다. 제가 투자하는 사람도 아니고, 사업도 자영업자 방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손실만 나는 회사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도를 알 수는 없습니다. 그냥 예상해 본다면 저나 자영업자에게는 없는 미래의 가능성이 스타트업 회사들한테는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회사와 남 다른 기술, 인맥,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분명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을 거니까요. 뻔한 방식의 그저 그런 수익이 아니라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대박을 노리는 사람/회사들은 일부 스타트업 회사에서 지금 당장의 손실보다 더 큰 무언가가 보이는 거겠죠.
그런 게 없는 저와 같은 일반적인 대표들은 당장 망하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더 잘 된다는 보장도 없는 겁니다.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변하는 건 없고, 시간만 흘러가는 겁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당장 내일 망할 수도 있지만 일반 직장인이나 사업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결과를 몇 년 안에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난 이게 맞으니까
개발 기술이나 경력은 있지만 하고 있는 사업 자체가 정부 지원금을 받거나 남한테 투자를 받을 만한 게 아니기 때문에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기대는 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럼 당연히 내가 가지고 있는 돈, 지금 내가 벌고 있는 수익 등을 고려해서 사업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갑작스럽게 외형이나 매출을 늘릴 수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꾸준하게 수익도 늘리는 식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것도 절대 쉬운 건 아니지만 제한된 자원만을 가진 제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사업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방식이 저와도 잘 맞습니다. 무리하게 빚을 지거나 능력도 안되면서 일만 벌이는 방식의 사업은 제 스스로가 자신이 없습니다. 내 능력 내에서 일도 벌이는 거지 남들이 하는 방식이나 대박이 난다고들 하는 방식으로 억지로 꾸역꾸역 나를 맞추어 나가면서 사업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돈도 벌지 못하면서 직원을 고용하고, 다른 회사에서 그렇게 한다고 나도 재택근무나 복지를 제공한다고 돈을 쓰면 얼마 못 가서 저도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리하게 확장하거나 내 능력 밖에서 일을 하니까 망하는 겁니다. 물론 그런 리스크를 감수해야 엄청난 실적을 찍는 회사의 대표가 되는 것이겠지만 그 정도까지 생각을 하지 않고 있거나 지금 하는 정도도 부담스럽다면 거기에 쓸데없는 변수를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내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낼 수만 있으면 됩니다. 하는 일이 쫄딱 망할 수도 있는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할 정도의 목표는 아닌 겁니다. 그렇다고 내 사업의 한계를 명확하게 정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현상 유지만 하는 듯하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회사, 어디 가서 나 사업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만 되어도 대만족입니다. 그리고 운이 좀 따라줘서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되고, 또 거기서 어떤 결과가 나온다면 제 입장에서는 충분히 인생을 걸고 할 만한 일이 됩니다.
스타트업? 엑시트? 대박?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남들이 말하고, TV에서 나오는 스토리, 대부분이 그럴 수 없는 남의 이야기와 기준으로 내가 살고, 사업할 필요가 없습니다. 너는 너고, 나는 나고, 그 사람은 그 사람입니다. 굳이 억지로 끼어 맞추고 쫓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거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고생하고 힘이 들고, 실패도 많이 하겠지만 운이 따라 주고, 이유 없이 일이 잘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물론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결정은 직접 하면 됩니다.